3조원에 달하는 해양플랜트와 고부가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선의 인도 효과에 힘입어 우리나라의 선박 수출액이 4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1월 선박 수출액은 약 35억2700만달러(약 4조1700억원)를 기록, 전년 동월 10억4500만달러 대비 238% 급증했다. 선박 수출액은 2개월 연속 증가했으며, 2017년 7월 이후 4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이 모잠비크 해상에 투입될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 건조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선주 측에 인도한 게 선박 수출액 폭증으로 이어졌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7년 25억달러(약 3조원) 규모 모잠비크 ‘코랄 FLNG 프로젝트’의 건조계약을 선주사와 체결한 바 있다. 지난달 중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열린 명명식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모잠비크 뉴지 대통령이 참석해 FLNG의 성공적인 출항을 축하했다.
명명식에서 문 대통령은 “한국은 세계 최고의 조선 강국”이라 말한 뒤, “세계 선박 시장에서 1위의 수주실적을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대형 컨테이너선과 LNG운반선, 초대형원유운반선 등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양플랜트뿐만 아니라 LNG선 2척도 11월 수출되면서 선박 수출액 증가에 힘을 보탰다. 산업부 관계자는 “물동량 증가와 환경규제 강화로 국내 기업의 수주가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25억달러에 달하는 FLNG가 11월 모잠비크로 인도되면서 선박 수출액이 2개월 연속 증가했다”고 말했다.
월간수출액 사상 첫 600억弗 돌파
11월 우리나라 총 수출액은 반도체 석유화학 등이 호조를 보이며 사상 처음으로 월간 기준 600억달러를 돌파했다. 올해 누적(1~12월) 수출액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1월 수출액은 전년 대비 32.1% 증가한 604억4000만달러(약 71조41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집계를 시작한 1956년 이래 월간 최대 규모다. 기존 최고 수출액인 9월 559억2000만달러를 45억2000만달러 상회하며, 두 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우리나라 수출액은 2013년 10월 500억달러 진입 이후 8년 1개월 만에 600억달러대로 도약했다.
누계 수출액은 5838억달러(약 690조원)를 냈으며, 무역수지는 30억9000만달러로 19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15대 품목 중 차부품과 바이오헬스를 제외한 13개가 모두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며 총 수출액 신장을 이끌었다. 특히 13개 중 11개는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보이며 실적개선의 일등 공신으로 꼽혔다.
우리나라 수출액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는 신규 스마트폰 출시로 인한 모바일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파운드리분야 단가가 상승하면서 40.1% 증가한 120억4000만달러를 일궜다.
석유화학은 국제유가와 함께 수출단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63% 증가한 48억4000만달러, 일반기계는 미국 유럽연합(EU) 등 선진국과 중남미 인도 등 신흥국으로 건설기계 수출이 고르게 증가하면서 11.6% 증가한 47억4000만달러, 석유제품은 글로벌 에너지 수요가 점차 회복되면서 125.5% 폭증한 39억6000만달러를 각각 달성했다.
또 철강은 자동차 건설 기계 등 전방산업 수요가 모두 좋은 흐름을 보이면서 45.9% 증가한 33억4000만달러, 디스플레이는 우리 기업이 강점을 가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과 모바일용 OLED 중 폴더블 등 하이엔드 제품 수요가 확대되면서 10.4% 신장한 21억3000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반면 바이오헬스는 EU를 중심으로 수출이 감소하면서 0.7% 감소한 14억1000만달러, 차부품은 해외 현지 공장 가동률이 정상화되지 못하면서 2.2% 줄어든 18억4000만달러에 그쳤다.
전체 수입액도 두자릿수 증가
국가별로 보면, 중국 미국 EU 아세안(동남아시아) 등 9개 주요 지역의 우리 수출이 일제히 증가했다. 금액이 가장 많은 대(對) 중국은 반도체와 석유화학 무선통신 등이 선전하면서 전년 대비 27.1% 늘어난 153억달러를 달성했다.
두 번째로 수출액이 많은 아세안 수출도 호조를 보였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석유제품 등의 실적개선에 힘입어 32.8% 신장한 105억8000만달러를 냈다.
미국은 일반기계 반도체 가전 등의 호조로 22% 증가한 81억3000만달러, EU는 자동차 일반기계 선박 등이 신장하면서 18.9% 증가한 52억9000만달러를 일궜다. 이 밖에 일본 중남미 인도 중동 등도 전년과 비교해 크게 개선된 실적을 신고했다.
수입도 양호한 실적을 거두며 우리나라의 수출입 모두 순조로운 하반기를 보내고 있다. 우리나라의 11월 수입액은 전년 대비 43.6% 증가한 573억6000만달러(약 67조7700억원)를 달성했다. 최근 내수회복과 수출경기 호조 등으로 1차 산품·중간재 위주의 수입이 증가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최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확산, 원자재 수급 차질, 물류비용 상승 등 위협요인은 계속되고 있다”며, “수출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해 나가고 수출 기업들의 애로 해소를 적극 지원함으로써, 올해 연간 최대 수출실적 달성과 함께 현재의 수출 모멘텀이 지속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과 정책수단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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