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금상선의 흥아해운 인수합병(M&A)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흥아해운은 21일 장금상선이 제3자배정방식으로 진행한 유상증자 대금 1020억원을 모두 납부했다고 밝혔다.
흥아해운은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진행한 입찰에서 인수 희망자가 없자 장금상선을 인수자로 최종 확정하고 M&A 절차를 밟아왔다.
지난 4월9일 장금상선과 경영권이전부 신주인수계약(SPA)를 체결한 뒤 기존 대주주 감자와 채권단의 출자전환, 새로운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이날 거래를 마무리 지으면서 장금상선은 지난 2019년 흥아해운 정기선 부문 통합에 이어 남아 있던 화학제품운반선(케미컬탱크선) 사업까지 모두 품에 안게 됐다.
흥아해운 잔존법인은 물적 분할 이후 사모펀드와 진행한 두 번의 경영권 매각이 불발되는 불운과 우여곡절을 뒤로 하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 12월 말 카리스국보가 흥아해운 최대주주인 이내건 콩힝에이전시 회장 측 보유 지분 14.05%(1400만주)를 112억원에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가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거래를 해지한 데 이어 지난해 말 STX컨소시엄이 거래 과정에서 우발 채무가 발생했다며 계약을 취소한 바 있다.
흥아해운은 M&A가 완료됨에 따라 조만간 금융채권자협의회 공동관리절차(워크아웃)를 종료하고 일시 정지된 주식거래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사 측은 이번 거래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부채 총 979억원을 조기 변제한다는 방침이다. 산업은행 등의 금융채권단이 출자전환한 부채 450억원과 별도로 유상증자로 조달한 신규자본금 중 528억원을 채무 변제에 활용할 예정이다.
아울러 건실해진 재무적 구조를 바탕으로 5년 발전계획인 비전 2025를 수립해 세계 수준의 화학제품 전문 운반선사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이다.
8000t(재화중량톤) 이하 소형선대 부문에서 국적 중소형선사와 안정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1만3000~2만3000t의 친환경 중형선박을 주축으로 주력선대를 구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3만t 이상 대형선 4~5척을 확보해 중동 남미 북미항로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목표다.
선사 관계자는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되면 2025년까지 약 30여척 46만~50만t의 선대를 확보하고 글로벌 15위권의 케미컬선사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수부 해양진흥공사 해운협회의 지원과 해운협회 회장사인 장금상선의 결단으로 국내 대표 케미컬선사가 도산 위기에서 벗어나 부활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해운협회 김영무 상근부회장은 “흥아해운의 경영 정상화는 한국해운 재건을 위한 해양수산부와 해양진흥공사의 정책의지가 잘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하고 금융권과 이해당사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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