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이 처리한 9월 컨테이너 물동량이 전년 동월 대비 9%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입물동량과 환적물동량이 동반 역신장하면서 올해 처음으로 세계 7위까지 떨어졌다. 우리나라의 제조업 경기 부진으로 수출입화물이 역신장한 데다, 9월에 찾아온 태풍들이 우리나라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면서 수차례 항만을 폐쇄(포트클로징)한 게 물동량 부진으로 연결됐다는 분석이다.
터미널업계 한 관계자는 “부산항 터미널운영사들이 9월에만 총 세 차례에 걸쳐 포트클로징을 하게 됨에 따라, 물동량이 모두 급감하게 됐다”며 최악의 상황임을 알렸다. 악화일로를 걷는 부산항과 달리 경쟁 항만인 중국 광저우항은 9월에도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각 항만당국에 따르면 올해 9월 세계 10대 항만(두바이 제외)이 처리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 성장한 2008만TEU로 집계됐다. 이 기간 물동량 처리실적은 상하이 싱가포르 닝보·저우산 선전 광저우 칭다오 부산 톈진 홍콩 순으로 이어졌다.
수출입·환적 동반부진에 부산항 全터미널 역신장
세계 7위로 내려앉은 부산항은 167만8000TEU를 취급해 전년 동월 184만8000TEU 대비 9.2% 감소했다. 수출입물동량은 7.8% 줄어든 80만3000TEU, 환적물동량은 10.4% 역신장한 87만5000TEU를 기록해 수출입과 환적의 점유율은 48:52의 구도를 보였다.
터미널별 실적을 살펴보면 오션얼라이언스가 기항하는 신항5부두(BNCT)가 성장률 -20%를 기록하는 등 신항 5개 부두가 모두 침체했다. 터미널업계가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BNCT는 지난 9월 물동량이 16만4000TEU를 기록해 19.2% 감소했다.
뒤이어 2M이 기항하는 신항3부두(HJNC)와 신항1부두(PNIT)는 나란히 10%대의 성장률 부진을 맛봤다.
현대상선이 기항하는 신항4부두(PSA HPNT)와 디얼라이언스가 기항하는 신항2부두(PNC)는 수출입 부진으로 각각 -10.2% -4.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세계 주요 항만들은 8월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다만 세계 1위 상하이항의 물동량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상하이항은 9월 2.6% 줄어든 371만TEU를 하역했다. 2위 싱가포르항은 지난해보다 3.5% 성장한 309만4000TEU로 마감했다. 3위 닝보·저우산은 1.6% 증가한 240만TEU를 기록했고, 뒤이어 선전항은 전년 동월 수준인 230만TEU로 나타났다.
광저우는 19.4%의 성장률을 거둔 데다 부산의 실적 부진까지 겹치면서 사실상 5위 자리를 굳히는 모습이다. 뒤이어 칭다오는 7.6% 성장한 179만TEU를 기록해 7위 부산의 167만8000TEU를 약 11만TEU 차로 따돌렸다.
부산항의 뒤에는 164만TEU를 기록한 톈진과 146만8000TEU로 마감한 홍콩항이 추격 중이다. 20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 중인 홍콩항은 최근 4개로 분산된 터미널을 하나로 통합해 과거의 영광을 재연할 것임을 밝혔다.
1~9月 칭다오 9%↑, 홍콩·두바이 역신장
1~9월 실적을 놓고 보면 홍콩항과 두바이항을 제외한 나머지 8개 항만이 모두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10개 항만의 1~9월 컨테이너 물동량 처리실적은 1억8727만6000TEU로 전년 동기 보다 2.7% 성장했다.
1위 상하이항은 지난해 1~9월보다 4.8% 증가한 3286만TEU를 취급해 10대 항만 중 유일하게 3000만TEU를 돌파했다. 뒤이어 싱가포르항은 0.7% 성장한 2749만3000를 취급했다. 3위 닝보·저우산항은 5.6% 성장한 2126만TEU를 처리했고, 4위 선전항은 1.2% 증가한 1932만TEU를 기록했다. 5위 광저우항은 1684만TEU를 처리해 52만TEU 격차로 부산항(1632만TEU)을 따돌렸다.
7위 칭다오항은 9.4% 성장한 1569만TEU, 홍콩항은 6.5% 후퇴한 1368만4000TEU를 각각 기록했다. 톈진항은 8% 증가한 1309만TEU를 취급해 9위에 이름을 올렸고, 아랍에미리트 두바이항은 5.5% 줄어든 1071만9000TEU로 10위에 등재됐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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