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의 미국법인이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수입업자 10위권 기업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 자동차 타이어 등 국내 주요 5대 대기업이 지난해 미국에서 수입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20피트 컨테이너(TEU) 47만1000박스로 상위 100대 수입업체가 들여온 707만7000TEU에 견줘 6.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미국 해운전문지 저널오브커머스(JOC)에 따르면 삼성아메리카와 LG그룹이 지난해 미국에서 수입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각각 19만TEU 17만4000TEU로, 7위와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 LG 외에도 국내 3대 주요 대기업이 상위 100대 수입업체에 등재됐다. 뉴저지주 웨인에 위치한 한국타이어아메리카는 지난해 5만1000TEU를 수입하며 30위를 기록했다.
현대자동차 관련 기업 두 곳은 50위권에 위치했다. 모비스파츠아메리카는 지난해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와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서 총 3만TEU의 자동차부품을 수입하며 54위를 거뒀다. 현대차 미주법인인 현대모터매뉴팩처링은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서 총 2만6000TEU를 수입해 60위를 기록했다.
10대 수입업체 중 6곳이 유통업…월마트 1위
상위 5대 수입업체 자리는 미국 주요 유통업체들이 싹쓸이했다. 월마트 타깃 홈디포 로우스 등 4대 유통기업은 지난해 230만TEU를 수입해 미국 전체 수입물동량의 10%를 차지했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는 지난해 94만TEU를 수입하며 당당히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기업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13위·12만8000TEU)보다 약 7.3배 많은 화물을 수입했다.
2위는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에 본거지를 둔 타깃으로 총 63만2000TEU를 수입했다. 3위와 4위는 홈디포와 로우스가 차지했으며 각각 41만7000TEU 30만8000TEU를 수입했다.
JOC는 미국 정부의 대중국 관세부과가 가정용품 의류 등 주요 산업군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 수출이 독보적인 가운데, 베트남이 중국의 뒤를 빠르게 좇고 있어 향후 아시아제조시장의 패권이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된다는 분석이다. 가정용품의 경우 미국의 대중국 관세부과와 내수경기 호황에 따른 소비자들의 지출 증가가 어우러져 가전제품과 가구 수입이 크게 뛰었다. 지난해 미국의 가정용품 수입물동량은 9.9% 성장한 359만6000TEU였다.
수출국가별로 1위 중국이 245만TEU를 수송하며 6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뒤이어 베트남이 48만TEU(13.3%), 말레이시아가 9만4000TEU(2.6%)로 나타났다. 베트남의 대미 수출량이 지난 2014년에 견줘 79.3% 폭증했지만 중국과의 격차는 여전히 6배에 달해 수출주도권은 당분간 중국이 계속 쥘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전망은 밝지 않다. 올해 미국의 주택착공건수(housing starts)가 지난해 수준에 못 미치는 데다, 주택담보대출금리 인상에 따른 비용증가로 소비자들이 가정용품 구매에 지갑을 열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수혜를 입은 주요 가정용품업체로는 뉴웰브랜즈(16위·12만4000TEU) 룸스투고(25위·6만3000TEU) 하이얼아메리카트레이딩(26위·6만1000TEU) MS인터내셔널(37위·4만1000TEU) 일렉트로룩스(43위·3만6000TEU) 베드배스앤드비욘드(44위·3만6000TEU) 외 10곳이었다.
의류업체들도 미중무역분쟁 여파에 전자상거래시장 확대까지 겹치면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미국의 의류 수입물동량은 전년 대비 6.6% 성장한 166만7000TEU를 기록했다. 주요 수입업체로는 나이키(15위·12만4000TEU) 아디다스그룹(42위·3만7000TEU) 길단액티브웨어(49위·3만3000TEU) 하네스브랜즈(50위·3만2000TEU) 외 5곳이었다.
JOC는 미중무역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의류수입처의 점유율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위 의류수출국은 점유율 47.1%의 중국이었으며, 2위는 16.6%의 베트남이었다.
무역분쟁에 美 스크랩수출 전년比 20.4%↓
미국 상위권 수출업체들은 주로 폐지 폐플라스틱 고철 등 폐기물을 수출하거나 동물 사료 및 곡물을 생산하는 업체로 구성됐다. 상위 50대 수출업체를 놓고 보면 10곳이 재활용 관련 업체였으며, 5곳이 사료 및 곡물업체였다. 지난해 미국 상위 50대 수출기업이 전 세계로 수송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311만5000TEU로 상위 100대기업 물동량 393만1000TEU 대비 79.2%를 차지했다.
특히 폐기물 수출업체들은 최대 수입국인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로 선적량이 전년 대비 20.4% 급감한 133만5000TEU로 집계됐다. 폐기물업체들은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수입시장으로 동남아시아와 중동 등을 확보해 이들 국가로의 수출물동량을 세 자릿수로 늘렸다. 지난 2014년과 비교하면 중국행 폐기물 수출물동량이 57.2% 급감한 반면, 동남아와 중동은 각각 314% 250% 폭증했다. 하지만 수송실적을 놓고 보면 대중국 수출물동량이 72만2000TEU, 동남아가 26만1000TEU, 중동이 8000TEU를 기록해 중국의 영향력이 여전했다.
상위 5대 수출업체에 이름을 올린 폐기물업체 3곳은 물동량 감소가 불가피했다. 제지·포장업체 인터내셔널페이퍼는 지난해 24만3000TEU를 전 세계로 수출하며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뒤이어 제지 및 플라스틱 재활용업체인 아메리카청남이 지난해 18만3000TEU를 수출해 3위를 기록했다. 아메리카청남은 중국 정부가 폐기물 수입을 본격 규제하면서 수출물량이 35% 급감했다. 제지·목재·재활용품 관련 업체인 인터내셔널포레스트프로덕츠는 지난해 10만9000TEU를 수출해 5위를 기록했다.
그 외 곡물 및 동물 사료로 유명한 카길이 6만2000TEU를 수출해 16위, 화학업체 듀퐁이 4만4000TEU를 수출해 27위에 이름을 올렸다. 신선과일 및 야채업체 돌푸드는 3만5000TEU로 37위, 소비재업체 프록터앤드갬블(P&G)은 2만7000TEU로 49위를 각각 기록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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