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유럽항로 운임은 1000달러 돌파가 요원해 보인다. 신조선 투입이 선사들의 운임회복 드라이브에 찬물을 끼얹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달에도 신조선 인도가 줄줄이 계획돼 있어 운임 하방 압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초 1000달러 목전까지 갔던 운임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3월8일자 상하이발 북유럽행 컨테이너 운임은 20피트컨테이너(TEU)당 754달러를 기록했다. 전달 960달러와 비교해 200달러 이상 떨어졌다. 지중해항로 운임 역시 전월 대비 186달러 하락한 776달러로 집계됐다. 평균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재율)은 85~95%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잇따른 신조선 공급에 선사들은 블랭크세일링(임시휴항)에 나서며 운임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M은 이달 말 아시아-유럽 서비스(AE-1/Shougun)에서 선대 축소를 진행할 예정이다. 기존에 투입한 1만9000TEU급 11척을 1만3000~1만4000TEU급 12척으로 축소시켜 공급과잉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MSC 역시 지난달 말 1만9000TEU급 선박을 미국 서부에 일시적으로 투입하며 리스크를 줄이는데 힘을 쏟았다.
더불어 2M은 계절적인 수요 감소로 3~4월 AE2 서비스에서 임시휴항에 나설 계획이다. 선대 축소 등으로 공급을 조절하고 있는 2M이지만 운임 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선사들의 전언이다. 선사 관계자는 “유럽항로에서 높은 물동량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선사들이 공급조절로 반등을 노리고 있지만 신조선 인도가 줄줄이 예고돼 있어 시황이 크게 나아질 걸로 보이진 않는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선사 PIL은 15년 만에 아시아-유럽 노선에서 철수한다. PIL은 2004년 4월부터 완하이라인과 공동으로 2300~28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을 투입해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2011년 완하이라인 철수 이후 코스코로부터 선복을 구매해 서비스를 이어갔지만 시황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다음달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PIL의 서비스 중단은 선복량이 적어 유럽 시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란 게 알파라이너의 예상이다.
유럽수출항로 물동량은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영국 컨테이너트레이드스터티스틱스(CTS)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 15개국발 유럽 54개국행(수출항로) 물동량은 2% 증가한 1621만TEU를 기록했다. CTS가 물동량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 실적이다.
물동량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발 화물은 1.5% 증가한 1156만TEU로 집계됐다. 2위 우리나라는 3% 증가한 112만TEU, 3위 베트남은 6% 증가한 74만6000TEU, 4위 태국은 4% 증가한 54만1000TEU였다. 5위 일본은 9% 증가한 46만5000TEU로 집계됐다.
유럽발 아시아행(수입항로) 물동량은 2% 감소한 771만3000TEU를 기록했다. 다만 역대 기록에선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2017년의 789만2000TEU에 이어 두 번째다. EU(유럽연합) 27개국발 화물은 4% 감소한 647만7000TEU, 비 EU 국가에서 실어 보낸 화물은 6% 증가한 123만6000TEU였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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