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선사 CMA CGM이 네덜란드계 글로벌 포워더(국제물류주선업체) 세바로지스틱스의 주식을 공개 매수(TOB)해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선다. 세바 지분 33%를 소유 중인 CMA CGM이 지분 추가 확보에 성공할지를 두고 해운물류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CMA CGM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 선사는 다음달 12일까지 세바가 발행하는 주식의 49.73%(2728만9906주)를 취득할 예정으로, 주당 매입가격은 30CHF(스위스프랑)다. 이 선사가 제시한 공모가격은 세바 주가의 지난 60일 평균치를 12.2% 웃돈다. CMA CGM의 주식 공개 매수는 세바가 지난해 11월에 발표한 신규 사업계획의 일환으로, 양사는 외형과 내실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CMA CGM 그룹이 세바를 인수하면 매출액 300억달러(한화 약 33조7300억원), 임직원 10만여명의 거대 해운물류기업으로 도약한다. 세바는 통합 효과로 2021년까지 매출액 90억달러, 조정 EBITDA(이자·세금·상각전 이익) 4억7000만~4억9000만달러를 각각 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CMA CGM은 주식 공개매수에 대해 “해상운송과 물류사업을 결합한 일괄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물류기능 확대로 고객에게 엔드투엔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입장을 내놨다. 주요 외신은 프랑스 선사가 화주에게 통합물류솔루션을 제공하고 변동성이 큰 해운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특히 CMA CGM 물류사업부를 세바와 합치면 해상포워딩의 입지를 넓히고 규모의 경제도 기대할 수 있다. 양사가 갖춘 유형자산도 시너지가 기대된다. CMA CGM은 터미널링크와 자사가 운영하는 터미널 등 전 세계 45곳에서 부두를 운영하고 있다. 세바는 전략적 허브에 물류창고를 갖추고 있다. 이 회사는 유럽지역과 북미지역을 타깃으로 모로코 탕헤르와 자메이카 킹스턴에 각각 대형 물류창고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거래로 세바가 CMA CGM으로부터 경쟁력 있는 운임이나 서비스를 누리게 될 거란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프랑스 선사는 세바에 특혜를 제공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선을 그었다.
CMA CGM 마이클 시랏 최고재무관리자(CFO)는 “자사가 컨테이너사업에서 경쟁입찰에 나서더라도 세바는 다른 포워더와 경쟁할 것이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포워딩업계 선두주자로 꼽히는 퀴네앤드나겔을 가리키며, 이 업체보다 우호적인 운임을 제시하지 않을 거라고 밝히는 등 동등한 조건으로 포워딩업계를 대할 거라는 입장을 내놨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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