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집행된 항만개발 관련 예산은 전체 금액의 85.9%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타 SOC(사회간접자본) 사업 집행률보다 10% 가까이 낮은 수준으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내년 항만 건설 관련 예산은 올해보다 소폭 감소한 1조2916억원으로 책정됐다.
해양수산부와 한국항만협회는 지난 26일 서울 영등포구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2019년 항만정책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해수부 및 항만 건설 관련 업·단체 및 학계 전문가 등 관계자 140여명이 참석해 내년 항만 개발계획을 공유했다.
타 건설사업比 저조한 항만사업 예산집행률 개선 필요
이날 올해 항만 사업 추진 결과와 내년에 진행될 정부 발주사업에 대한 설명을 맡은 해수부 김명진 항만개발과장은 “내년 해수부 내 항만건설 관련 예산은 1조2916억원으로 올해 보다 1.1% 감소했다”고 밝혔다. 부산신항 등 신항만과 주요항 관련 예산은 올해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집행 정도가 부진한 일반항과 항만시설 유지보수비가 감소했다.
올해 예산 집행금액은 1조2780억원으로 집계됐다. 집행목표 금액인 1조4878억원의 85.9% 정도만 달성됐다. 타 SOC인 도로와 철도 집행률이 지난해 95.1% 98.9%였고, 올해 해수부의 전체 예산 집행률이 94.1%인 걸 고려하면 저조한 실적이다.
김 과장은 “평택·당진항 국제여객부두 사업과 울산신항 남항방파호안 건설 사업이 내년으로 이월된 데다 인천 북성포구 투기장과 통영 내만 친수공간 조성 사업 등에서 지역주민들의 민원이 발생한 게 재정집행율 부진의 배경으로 분석됐다”며 “공사 착공 이전에 관계자들과 협의를 완료하고 과업기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등 예산 집행 절차를 개선해 집행률을 제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과장은 내년부터 달라질 항만개발 정책을 설명했다. 먼저 전국 항만의 국제적인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세운 항만 건설 계획인 ‘신항만기본계획’의 대상 항만을 기존 10개에서 12개로 변경해 ‘10+2 신항만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또 최근 대두되고 있는 스마트항만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지난 10월 부산항에서 구축된 바 있는 항만자동화 노사정협의체를 통해 자동화 도입시기 및 일자리 대책 등을 조속히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 하반기에 ‘스마트항만 중장기 로드맵’ 수립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미 구축된 항만시설들을 생애주기별로 관리하기 위한 정책도 추진된다. ‘인프라 경쟁력 평가기준’을 내년 8월까지 마련하고 인프라 구축 시 공공디자인 요소가 포함될 수 있도록 항만시설 관련 지침을 내년 연말까지 제정하기로 했다. 이외 항만 건설로 직·간접적 피해를 본 어업인들이 앞으로는 항만 공사 착공 이전에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어업피해보상제도’를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해외항만 수주액 23%↑…신남·북방국가 중심 개발 박차
해양수산부 장기욱 항만투자협력과장은 “올해 우리 기업들의 해외항만 수주액은 11억7000만달러(약 1조3005억원)로, 전체 해외 건설 수주액인 254억달러(28조2321억원)의 4.6%를 차지했으며 지난해보다 23%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장 과장은 내년엔 국제사회에서의 인프라 투자와 항만 분야 투자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내년 전세계에서의 인프라 분야 투자액은 2조7000억달러(3001조500억원)로 올해보다 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오는 2035년까지 연평균 약 1.8% 성장이 예상된다”며 “이중 항만 분야는 전체의 2% 정도를 차지하는 약 549억달러(61조214억원)로 집계돼 항만시설의 수요와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와 기업은 현재까지 총 26개국에서 32개 항만개발 사업을 완료했으며 7개 사업은 진행 단계에 있다. 내년부터 해수부는 러시아 슬라비얀카항을 비롯해 베트남 락후옌신항만, 미얀마 띨라와항, 인도네시아 따나꾸닝항 등 정부의 신남방·북방 정책 관계국들을 대상으로 중점 항만개발사업을 선정하고 타당성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항만공사(PA), 건설·운영투자 주체들 간 ‘K-컨소시엄’을 구축해 개발사업 투자에 대한 리스크를 민·관이 공동 분담할 수 있도록 하고 정부 간 항만개발협력 체결, 항만개발지원센터의 지원 기능 강화 등으로 우리나라의 해외항만개발 진출 활성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이날 설명회에서 한국항만협회 측은 조직 개편 계획을 알렸다. 항만·해안 분야 기술개발을 위한 연구 업무가 강화되고 해외항만개발사업 등 전문 영역이 확대됨에 따라 항만 산업 발전을 위한 공적 기능과 항만업계 간 친목 기능을 분리해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특수법인’인 기관 분류를 ‘사단법인’으로 재조정해 항만업계 간 친목도모 기능만 유지할 계획이다. 대신 기술개발 등 공적기능에 집중할 특수법인 ‘한국항만해안기술원’이 새로 출범한다.
더불어민주당 윤준호 의원 등 10인은 지난 11월 한국항만해안기술원 설립에 대한 항만법 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내년 말 안으로 신규 법인 설립이 완료될 전망이다.
< 박수현 기자 sh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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