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선저 소형유조선 신조 지원 본격화

한국해운조합이 내년에 이중선저 구조의 소형 유조선 신조 지원과 내항선 용대선 표준계약서 도입에 팔을 걷어붙인다. 임병규 해운조합 이사장(아랫사진)은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사업계획을 설명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소형 유조선의 이중선저 전환은 가장 시급한 사안이다. 정부는 2020년 1월1일부터 배 밑바닥(선저)이 한 겹짜리인 내항 소형 유조선을 단계적으로 퇴출할 방침이다. 

지난 2007년 말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유출사고를 계기로 도입된 ‘선박 오염방지 규칙’이 그 근거다. 이 제도는 국제 해역을 항행하는 유조선은 2011년, 내항을 다니는 5000t(재화중량톤) 이상 유조선은 2012년부터 이중선체를 적용하도록 의무화했다. 다만 600t 미만 내항유조선의 경우 2020년부터 두 겹짜리 선저를 쓰도록 했다.
 
해운조합은 해양수산부와 함께 내년 128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15척의 이중선저 소형 유조선 신조를 지원할 예정이다. 연안선박 현대화사업에서 벗어나 있는 급유선의 신조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담금융기관은 수협은행으로 정해졌다.

임 이사장은 “600t 미만의 단일선체 유조선을 선령에 맞춰 단계적으로 폐선하고 배 밑바닥을 외판과 내판으로 이중화해야 한다”며 “해수부에서 확보한 수산발전기금 128억원을 활용해 3%의 금리로 신조선가의 50%까지 대출해주는 유조선 신조 지원사업을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면세유 공급, 유류세 보조금 확대 등 내항화물선사의 연료유 세제지원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선화주 상생협약을 통해 공정한 연안해운 생태계 조성에 힘쓸 예정이다. 연안여객선 현대화펀드와 준공영제 지원사업도 내년에도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공제사업에선 내항운송 표준계약서 도입이 현안이다. 표준계약서는 지난 5월 도입한 계약분쟁비용보험(FD&D)의 연장선상에 있다.

FD&D는 용선계약이나 운송계약에서 발생하는 분쟁비용을 보전하는 보험이다. P&I(선주배상책임보험)가 화물이나 인명 피해 등이 발생했을 때 선주의 배상책임을 담보한다면 FD&D는 소송이나 클레임 등의 법적 분쟁에 들어간 비용만을 보상해준다는 점에서 차이를 띤다.

임 이사장은 FD&D 보험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고객들의 분쟁을 최소화하고 책임관계를 명확히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표준계약서 도입 취지를 밝혔다. 일본 P&I도 FD&D를 도입하면서 고객들에게 표준계약서를 통해 각종 해상계약을 체결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해운조합은 현재 해법학회와 함께 정기용선 항해용선 선체용선(나용선) 등을 대상으로 계약 내용을 검토 중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표준계약서 최종안을 확정짓는다는 방침이다.
 
임 이사장은 “외항선의 경우 영국에서 만든 표준계약서를 쓰고 있지만 문구 해석 논란과 영국 법원을 이용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며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쓰기 쉬운 표준계약서를 만들어서 연안해운사업자들의 거래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제사업 미래 성장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항만운영자종합공제와 같은 신상품 개발과 요율 경쟁력 확보에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