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10 10:30

‘8억 취업사기’ 항운노조 간부 검거

울산지역 구직자 67명에 취업미끼로 금품 뜯어



 
취업을 시켜준다고 속여 수억원을 뜯어낸 항운노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울산해양경찰서는 취업을 미끼로 구직자와 실업자들에게 금품을 받은 Y항운노조 간부 등 3명을 사기혐의로 검거해 전원 구속수사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이들은 2014년께 신규 설립된 Y항운노조에 취업시켜 주겠다며 울산지역 구직자와 실업자들을 상대로 노조가입비 500만원을 받아 챙기고 빨리 취업시켜줄 것을 요구하는 이들에게“노조 간부들을 접대하면 대기 순번이 빨라진다”고 속여 적게는 500만원에서 많게는 2500만원을 추가로 받아 챙기는 수법으로 67명에게 7억8400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향후 법적인 문제가 생길 경우에 대비해 노조가입비 500만원을 생활안정자금으로 빌린 것처럼 피해자들에게 차용증을 받아 보관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총책인 조모씨(43)는 피해자들에게 본인이 Y항운노조 부위원장이라고 소개하며 곧바로 취업이 될 것처럼 안심시키는 수법으로 2년동안 피해자들을 속여 왔고 이들 대부분이 별다른 직장이 없고 일용직으로 근근히 살다보니 경황이 없어 피의자들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해경은 전했다.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 유모씨(39)는 “조금만 있으면 취업을 할수 있다는 희망고문 속의 기다림은 마치 언제 끝날지 모를 컴컴한 터널을 걷는듯한 힘들고 긴 시간이었다”며 허탈감을 토로했다. 

해경은 Y항운노조 간부들이 거액의 취업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해 4개월간의 잠복근무와 계좌추적, 압수수색을 통해 사기범 일당을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울산해경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지속적인 일자리 정책 강화에도 불구하고 이를 저해하는 취업사기와 취업알선, 금품수수 등 위법행위와 불법적인 관행을 뿌리뽑기 위해 수사를 확대 할 계획”이라고 밝히고“취업을 빙자하여 금품을 요구하는 경우 적극적으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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