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임 회복이 지연되면서 유럽 취항선사들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CMA-CGM 코스코 OOCL 등의 해운사들이 2만TEU급 초대형 선박을 구주항로에 투입한 이후 화물 유치경쟁은 더욱 뜨거워졌다.
지난달 800달러를 밑돌았던 중국발 수출운임은 4월 500달러대로 내려앉았다. 상하이해운거래소(SSE)가 발표한 4월13일자 상하이발 북유럽행 컨테이너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585달러로 집계됐다. 중국 춘절 전 1000달러에 육박했던 운임은 두 달 이후 반토막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약 26% 낮은 수치다.
아시아-지중해항로 운임 역시 TEU 당 600달러를 기록하며 약세 시황을 연출하고 있다. 3월 700달러를 웃돌았지만 한 달 만에 100달러 이상 하락한 것. 한국발 북유럽행 운임은 약 650~750달러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1분기 중국의 제조업 성장세 둔화와 선복공급 과잉이 운임 하락세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일부 선사들은 5월1일 TEU 당 900달러 수준까지 운임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선사 관계자는 “200달러 이상을 끌어올리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시황 안정화를 위해 운임회복에 전력투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이달 아시아-북유럽(AEX·Asia Europe Express)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동안 2M(머스크 MSC)의 선복을 이용해 왔던 북유럽 노선에 단독으로 파나막스(4600TEU급) 10척을 투입, 4월7일부터 서비스에 들어갔다. 이 해운사가 제공하는 고속 서비스는 화주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북유럽까지 가장 빠른 트랫짓 타임을 확보하고 있다”며 “100%의 소석률을 기록할 만큼 경쟁력을 갖췄다”고 전했다.
CMA-CGM과 코스코 에버그린 OOCL 등 4개 해운사로 구성된 전략적제휴그룹(얼라이언스) 오션(Ocean)은 이달 북중국·한국과 홍해를 잇는 컨테이너 서비스를 구축했다. 한국-홍해 서비스 ‘REX1’의 기항지는 톈진-칭다오-부산-상하이-닝보-난사-서커우-탄중펠레파스-싱가포르-제다-소크나-아카바-제다-포트클랑-닝보-톈진 순이다. ‘REX1’ 서비스는 부산에서 출항해 제다까지 25일, 소크나 29일, 아카바 32일이 각각 소요돼 한국에서 홍해까지 빠른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구주항로 취항선사들은 4월 말에서 5월 초까지 임시휴항(블랭크세일링)에 나선다. 2M CMA-CGM 등은 중국·한국-북유럽 노선에서 선복 조절을 통해 시황 정상화 기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선사 관계자는 “선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중국-유럽 노선에서 휴항 선박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1월 아시아발 유럽행 컨테이너 화물량은 전년 동월 대비 1.5% 감소한 145만6000TEU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2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화물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며, 일본 한국도 전년 동월 수준을 밑돌았다.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도 태국과 인도네시아가 마이너스로 부진했다. 중국 한국은 각각 1% 6% 감소한 108만9000TEU 8만6000TEU를 기록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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