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컨테이너선사 CMA CGM이 물류사업 투자를 확대한다.
CMA CGM은 네덜란드 물류기업 세바로지스틱스의 지분 25%를 인수하는 데 합의했다고 20일 밝혔다. 세계 3위 컨테이너선사는 이날 3억8000만~4억5000만스위스프랑(약 4180억~4950억원) 규모의 세바로지스틱스 의무전환증권(mandatory convertible securities) 청약을 마쳤다. 증권은 규제당국의 승인을 거쳐 세바의 보통주로 전환될 예정이다.
세바의 스위스증시 상장에 맞춰 진행된 이번 거래로 CMA CGM은 네덜란드 물류회사의 주요 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한편 이사회 두 자리를 배정받았다. 현재 세바 지분율은 캐피털리서치앤매니지먼트 26%, 프랭클린어드바이저스 25%,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22% 등이다.
CMA CGM 측은 세바가 아시아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진 세계 5위권 계약물류기업이자 세계 10위의 물류주선(프레이트포워딩)업체라고 소개했다.
로돌프 사드 CMA CGM 최고경영자(CEO)는 “세바는 해운과 밀접한 물류산업의 메이저기업”이라며 “이번 투자로 우리 회사는 해상운송을 넘어서는 차별화된 통합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두 회사는 다음달 사업 제휴의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CMA CGM은 이미 물류 자회사인 CMA CGM 로그를 통해 연간 45만TEU의 물동량을 처리하고 있다
네덜란드 후프도르프에 본사를 둔 세바로지스틱스는 영국 투자회사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가 2006년 글로벌 특송기업 TNT의 3자물류부문인 TNT로지스틱스를 인수하며 출범했다. 2007년 미국 항공포워더인 EGL이글까지 통합하는 등 세계 물류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모회사가 세바의 매각을 추진하면서 인수합병(M&A) 시장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16년 스위스 퀴네앤드나겔과 CJ그룹, 지난해 프랑스 지오디스 등이 세바의 인수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와는 별도로 기업공개(IPO)도 추진 중이다. 지난 2012년 미국 증시 상장을 꾀했다가 실적 부진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으며 올해 다시 스위스증시(SIX)를 두드리고 있다. 스위스에 설립되는 세바로지스틱스AG가 현재의 지주회사인 세바홀딩스LLC를 흡수하고 6월까지 SIX에 상장한다는 목표다.
세바는 기업공개로 13억스위스프랑(약 1조4300억원)을 조달해 부채·EBITDA 비율을 현재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춘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5% 증가한 69억9400만달러(약 7조4800억원), 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이익(EBITDA)은 10% 증가한 2억8000만달러(약 3000억원)였다. 순이익은 -1억9700만달러(약 -2100억원)를 기록, 1년 전 -1억5500만달러에서 적자 폭이 커졌다. 이자 증가가 손실 확대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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