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자물류(3PL)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국제물류주선업체(포워더)들이 화주와 함께 해외시장에 공동 진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나아가 중소·중견 물류기업들은 전략적인 인수합병(M&A)으로 전문화된 3자물류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또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해외 물류 선진국에선 스마트물류가 본격화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국내 3자물류업체들이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6대 세부전략과제로 ▲물류기업과 화주간 공동진출 확대 ▲차별적인 스마트 물류기술 개발 ▲해외 물류회사와 전략적 제휴 ▲물류기업과 화주의 해외 동반진출을 위한 서비스체계 개선 ▲정부와 진출국의 법적 협력체계 마련 ▲대기업 물류자회사의 해외 물류기업 M&A 등을 제시했다.
코트라는 물류회사와 화주의 공동 진출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기업들은 고객친화적 마케팅으로 화주의 충성도를 제고하고, 정부는 중소·중견 물류기업과 화주 간 미팅을 주선해주거나 공동 진출 시 각종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외 물류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로 현지법인을 설립하기 위해선 국내 물류기업이 해외진출 목표시장에 우선순위를 명확히 세우고, 정부는 관련 법제도 및 시장정보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처방전을 내렸다. 또 3자물류기업의 원활한 해외시장진출을 위해 정부가 해당국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무역장벽이나 지원체계에 대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4차산업혁명 시대, 스마트물류로 대비해야
코트라는 해외 물류 선진국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스마트물류가 하나의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물류업이 발달한 네덜란드의 경우 최근 3자물류시장이 공정최적화와 서비스 향상을 목적으로 사물인터넷(IoT)과 융합하는 모습이다. 지난 2016년 IoT를 적용한 물류기업의 비중은 약 38%로 제조업(50%)보다 낮았지만 주요 산업군 대비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커튼과 창문인테리어 제품을 주력으로 취급하는 물류업체 NE디스트리서비스(NE)는 지난해 3월 휴대용 정보 단말기와 IoT 시스템인 ‘캡쳐테크’ 개발에 투자해 큰 성과를 맛봤다. 캡쳐테크는 화물상태를 통제하고 문제 발생 시 물류센터와 창고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창문인테리어제품 운송은 포장 재료가 얇고 사이즈가 길어 배송이 어렵지만, NE는 IoT를 활용해 운송 상품 및 출발시간, 실시간 위치 등을 효율적으로 확인해 배송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었다.
드론으로 창고의 재고를 관리하는 사례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아록스 로지스틱스IT(아록스)는 드론의 눈으로 재고를 파악하는 ‘스마트 재고 관리방식’을 개발해 재고·배송·재무 등 3박자를 모두 관리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드론은 노동집약적인 물류창고 작업에서 인력을 투입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과 함께 재고를 신속 간편하게 파악할 수 있어 물류업계의 큰 관심을 사고 있다.
아록스는 창고에서 주문 상품을 선별하는 스마트안경도 개발했다. 스마트안경은 제품 자동 스캔으로 직원의 주문제품 선별과 재고 위치 파악 시 오류를 크게 줄여주는 등 물류비용을 약 20~25% 대폭 절감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스위스의 글로벌 물류기업 퀴네앤드나겔도 스마트물류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퀴네앤드나겔은 IoT를 활용한 의약품 수송에 큰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011년 3월 의약품과 헬스케어 제품 운송을 관리하기 위해 마련된 ‘파르마체인(Pharmachain)’은 RFID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의약품 운송 시 주파수를 이용해 온도와 위치 등 각종 데이터를 도출할 수 있다.
퀴네앤드나겔이 파르마체인을 개발한 건 콜드체인에서 비롯됐다. 콜드체인은 열에 취약한 식료품과 의약품을 안전하게 운송하기 위해 물류업계가 많이 활용하고 있지만 제품의 운송과정을 확인하기 어려운 단점을 안고 있다. 퀴네앤드나겔은 이 단점을 착안해 최저 -35°c의 환경에서도 모니터링이 가능한 ‘U-센서’를 각 제품에 부착해 제품 추적에 활용했다.
한편 코트라는 국내 주요 물류기업들이 현지 화주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차별화된 스마트물류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타 물류사나 IT회사와 전략적 제휴를 확대해나가는 반면, 정부는 중소·중견 물류기업에게 스마트물류 관련 최신 동향과 자료들을 제공하고 스마트물류 개발에 나서는 IT기업에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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