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물류사와 화주기업의 해외 동반진출 성공 사례가 잇따라 조명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국토교통부가 공동 추진하는 '화주·물류기업 해외 동반진출 지원사업'의 우수 사례를 공유하는 발표회가 지난 22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렸다. 이번 발표회에서는 2017년도 지원사업에 참여한 8개 중 우수한 성과를 낸 4개 컨소시엄이 1년간의 해외진출 성과를 발표했다.
최적의 물류컨설팅 통해 비용절감 실현
포맨해운항공과 툴스피아는 화주기업의 중국 생산공장 설립을 통해 물류비 절감을 이끌어냈다. 화주사는 중국 현지공장을 통해 생산물품의 다양화에 성공했으며, 물류기업은 중국 내륙물류 시장 진출기반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포맨해운항공 김승현 이사(
사진 위)는 이날 발표회에서 중국 현지 외국투자 무역법인 설립을 통해 여러 개로 나눠진 중국 내 물류유통 공급망을 합리화시킬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중국발 사드 사태로 법인 설립이 지연됐지만, 공급망 합리화로 리드타임 단축과 물류비 절감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 중국 다수의 물류사가 물량을 처리하는 게 아닌 국내 물류기업 단독으로 화물을 단일창고에서 화주사에 넘기는 물류 시스템을 구축해 화주의 비용 절감에 크게 기여했다.
더불어 그는 PO Cutting(수입자 구매 오더 접수)에서부터 도착치 창고입고까지 물류 전 과정을 SOP(Standard Operating Procedure)화 하고 단일화된 공급망 물류채널 관리를 실시해 물류비 정형성 및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전했다. 화주와 물류사가 현재 진행 중인 물류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업무 효율화를 이끌어냈다.
현재 포맨해운항공은 중국 현지 물류사 통제를 통해 트럭킹, 통관 및 제반 물류비를 5% 이상 절감하고 있다. 또한 한국 도착 후 중소 수입 화주들의 물류비 절감을 위해 시행 중인 클린콘솔을 활용한 창고비 지출 억제로 20% 이상의 비용을 줄여나가고 있다.
김 이사에 따르면 상하이-부산노선의 경우 CBM(㎥)당 70달러에 달했던 평균 물류비용은 클린콘솔을 진행 시 40달러로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 그는 "스케줄 다양화 및 전략지역 직접 콘솔작업을 통해 화주들이 예측 가능한 리드타임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물류비를 낮춤으로써 경쟁력 제고와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하게 됐다"고 전했다.
삼영익스프레스는 승산산업에 제공한 물류 컨설팅을 통해 유럽과 CIS(독립국가연합)를 연결하는 신흥 물류거점 폴란드 시장을 선점한 사례를 소개했다.
정청하 이사(
사진 위)는 화주기업에게 최적의 물류 솔루션을 제공하고, TSR(시베리아횡단철도)와 블록트레인(전세 화물열차) 등 대체 운송루트 등을 파악하기 위해 컨설팅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폴란드 시장 진출에 가장 큰 걸림돌은 항만 적체로 인한 해상·철송 스케줄 지연과 통관시 세관검사 등으로 운송지연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개선방안으로 운송의 주 목적(가격·기관·통관 등)별로 최적화된 운송루트를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정 이사는 "삼영익스프레스만의 경험을 살려 창고·CFS(화물집하장) 및 서비스사업으로 영역을 확대, 최종적으로 통관·내륙운송·보험 및 물류컨설팅 사업을 추가해 2028년 말까지 일관 운송체계 서비스를 구축하겠다"며 향후 추진 과제를 밝혔다.
CJ대한통운과 경인양행은 최근 염료생산·소비지역 변화 추세에 대응, 염료가공·수출 프로세스를 개선했다. 이를 통해 연평균 성장률이 20%를 넘는 글로벌 염료산업에서 염료가공·수출 모델을 발굴하는 등 한국의 염료산업 분야 경쟁력 확보에 기여했다.
CJ대한통운 이현목 과장은 베트남 인도 싱가포르의 리드타임과 물류비 평가 등을 병행한 결과를 설명하고 향후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수립해 물류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일양익스프레스와 제너럴브랜즈는 중소기업 컨소시엄이 미국 진출에 성공한 사례로 화주기업이 본 지원사업을 통해 물류기업과의 컨설팅을 진행, 미국 내 최적화된 물류 프로세스를 구축해 냈다. 이렇게 각 컨소시엄이 해외진출을 추진하면서 겪은 어려움과 극복과정, 성과 등을 공유함으로써 본 지원사업에 참여하지 않았던 기업들에게도 해외진출의 의지를 높여주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양익스프레스 최동호 과장은 컨설팅 기대효과로 ▲외화가득 및 수출파급효과 ▲한국브랜드 홍보 효과 ▲해외 매출 증대 ▲네트워크 확장으로 미국 통합물류서비스 제공 등을 꼽았다.
정부, 내년 화주물류사 해외진출에 11억 지원
2014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화주·물류기업 해외 동반진출 지원사업은 공동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하려는 화주, 물류기업 컨소시엄에게 필요한 컨설팅 비용의 50%를 정부가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기업의 해외진출 초기 투자비용과 위험부담을 줄여 불확실성이 큰 해외시장 진출에서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하기 위해 도입됐다.
정부는 올해도 화주와 물류기업의 해외시장 동반진출을 적극 돕는다는 계획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최성구 연구원은 내년 정부는 약 50여개의 화주물류기업에 약 11억원 규모의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가·자회사 물류를 컨설팅을 통해 3자물류(3PL)로 전환하는 3자물류 컨설팅 지원사업, 다수 화주기업의 운송·보관 등 물류 공동화를 시행하는 공동물류 컨설팅 지원사업 등이 내년 주요 추진 사업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3자물류, 공동물류, 해외진출 등 총 예산은 내년 2월에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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