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홍수시대다. 전 산업에서 스타트업이 지속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물류업계 역시 예외일 수 없다. 한국교통연구원 허성호 박사에 따르면 2015년 40개사에 불과하던 물류 스타트업이 2016년 말 기준으로 전년보다 2배 증가한 80개사로 조사됐다.
한 경제용어사전에 따르면 스타트업이란 설립한 지 오래되지 않은 신생 벤처기업을 뜻하며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생겨난 용어다. 스타트업은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설립된 지 얼마되지 않은 창업기업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 이전 단계라는 점에서 벤처와 차이가 있다. 물류 스타트업의 대표적인 예로는 메쉬코리아, 띵동 등이 있다. 올해에도 물류 스타트업은 꾸준히 생겨났다. 한국교통연구원 물류본부에서는 올해 4월 기준 약 100여개(98개)까지 스타트업이 존재해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98개사 중 약 55%가 운송분야와 관련이 깊었으며 49%가 정보시스템과 관련이 있었다. 또 86.7%가 소프트웨어에 핵심 역량이 맞추어져 있었다.
중요한 것은 장밋빛 희망을 가지고 시작한 물류 스타트업이 지속적으로 생존하기란 어렵다는 점이다. 아직까지 정확한 집계나 통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문가들에 의하면 스타트업들이 2년이내 사라지는 경우가 전체의 절반이 넘는다고 한다. 폐업이유 역시 구체적으로 분석된 바는 없다. 다만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이 그렇듯 자금조달 문제로 폐업하는 경우가 많이 보이며, 소위 ‘데스밸리’라 불리는 시기를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판단된다.
스타트업들은 주로 정부의 지원이나 제도의 보완 등에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기업을 경영하려는 이들의 철저한 준비와 차별화가 필요하다.
허성호 박사는 “물류분야에서 스타트업 창업 시에는 특히 사업모델이 제도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쿠팡사례에서 보았듯이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등에 의해 유상 화물운송과 관련해서는 제도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부분들이 많으며, 이 외에도 시설을 설치하는 위치나 이용 운송수단 등에 따라 다양한 법·제도들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합법도 불법도 아닌 소위 ‘Gray Area’에 속한 사업모델들도 있으며 이러한 모델들은 사업 진행 도중 문제가 될 여지가 남아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사전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물류분야, 특히 B2B(기업 간) 물류산업은 외부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산업 내부의 특수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물류스타트업의 진입장벽이자 기회가 될 수 있어 물류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우후죽순으로 등장하는 물류스타트업 속에서 사업 모델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제공 가능한 핵심 가치가 무엇이고, 물류산업 내에 어떻게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 고민을 거듭해야 한다. 단순히 선발주자에 대한 모방만으로 사업에 뛰어들고 차별성을 갖지 못한다면, 본인 기업의 실패 뿐 아니라, 업계의 분위기도 흐릴 수가 있다.
기자가 1년 전 취재했던 한 스타트업 기업이 최근 폐업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물론 기업의 이름은 밝힐 수 없다. 또 다시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든 스타트업이 전부 성공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기자가 아는 스타트업은 자사의 경쟁력을 갖춰 꼭 성공하기를 바란다.
< 배종완 기자 jwba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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