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18 10:47

부동산에 빠진 물류기업들···창고 선점경쟁 치열

수도권물류센터 지가·임대료 ‘껑충’

서울은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비싸기로 소문난 지역이다. ‘자고 나면 땅값이 오른다’라는 말이 실감이 날 정도다. 물류창고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물류창고 지가와 임대료가 가장 높은 지역 또한 서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물류창고 지가는 서울이 가장 높은 363만원(㎡)이었으며, 부천, 광명, 안양, 군포, 과천, 의왕 등이 185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김포 동부, 의정부, 양주 남부, 남양주 서부는 150만원 수준을 보였다. 같은 권역이더라도 도시의 물류창고 지가는 비도시지역과 비교해 1.3~2배 가량 높았다.

임대료 부문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인 건 서울이었다.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가장 낮게 조사된 화천, 춘천 북부, 홍천 중부와 비교하면 무려 3배 이상 높은 금액이다. 도시가 아닌 미개발지역의  부동산 가치는 낮게 평가됐다.

특히 서울에서 거리가 멀어질수록 창고 임대료는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도권 물류부동산은 인력수급의 용이성, 접근성으로 임대료 차이가 발생했다. 30분대 권역은 서울을 제외하고 임대료가 가장 높은 권역으로 임차인과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이다.

모든 권역에서 임대료 수준은 전년 분기보다 다소 하락했다. 우량물건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 까닭에 낙후된 물류창고의 임대료는 크게 떨어졌다. 임차인 유치를 위해서라도 임대료 하향 조정이 불가피했다. 향후 인기지역의 물류창고 임대료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돼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물류센터 선점을 놓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물류창고 인프라 양극화 심화

새롭게 들어서는 물류창고가 늘면서 양극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지리적 이점을 앞세운 물류시설을 선호하는 현상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국내 물류부동산 시장은 3PL(3자물류) 전환 흐름과 함께 대형물류창고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들어서고 있다. 수도권에 위치한 물류창고는 최종 소비자가 위치한 서울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주요 투자자와 임차인은 대도시 권역의 교통망이 용이한 점과 수송 여건이 우수한 지역을 선호하고 있다. 이 때문에신규 대형물류창고와 낙후된 물류창고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물류창고는 대부분 주요 항만이나 수도권 외곽지역에 위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3월 국토교통부에 신고된 국내 물류창고는 총 6105곳인 것으로 밝혀졌다.

물류창고는 경기도 27.4% 인천 10.6% 서울 2.7% 등 40.7%가 수도권에 몰려 있었다. 우리나라 주요 항만인 인천과 부산의 물류시설엔 컨테이너 시설, 보세창고, 유류창고 등이 주를 이뤘다. 배후시장과의 접근성과 노동력 수급이 용이한다는 점에서 수도권으로의 물류시설 집중도가 높았다.

인기 권역 물류지가 꾸준히 상승

올해 수도권 물류센터 시장 선점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물류부동산 투자시장은 해외투자자보다 국내투자자 주도로 투자가 이뤄졌다. 올해도 이와 같은 움직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감정원은 “그동안 국내 투자자들은 물류시설의 수익률은 높지만 다른 투자아이템과 비교해 리스크가 큰 점을 우려했다”며 “우량물건 또한 해외투자가가 선점해 투자에 어려움이 따랐다”고 말했다. 다만 “지속적으로 높은 수익률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국내 투자자들이 직접 개발에 참여하는 등 투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감정원은 올해 물류시설 공급이 가장 많은 경기와 충청권 등 인기권역을 중심으로 물류부동산 지가가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점쳤다. 특히 서울 및 인천지역에 조성 중인 물류단지가 내년에 들어서고 덕평IC 양지IC 등에 부지가 공급되고 있어 부동산 선점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앞으로도 물류부동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산의 포트폴리오 다양화와 투자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대체상품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은 “최근 오피스빌딩의 매매가는 상승하고 있지만, 공실률 증가로 인한 투자수익률 하락에 대체할 상품으로 물류시설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외 투자자의 관심에 힘입어 물류부동산은 2년 연속 유망자산으로 평가됐다. 정부의 물류부동산 투자촉진 정책에 따라 물류산업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감정원에서 설문조사한 상업용부동산 투자유망자산 전망에 관한 결과에서 물류시설이 투자유망자산이라는 응답률은 27.1%로 리테일(29.2%)에 이어 높게 나타났다.

감정원은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의 당일 ·익일 서비스 확대로 수도권 물류창고를 임차·매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향후에도 배송 서비스 확대에 따라 물류시설에 대한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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