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7년 창립해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한 부산항만물류관계자 모임인 ‘바다사랑(회장 시노트란스코리아쉬핑 한연섭 부장)’이 지난 21일 2박 3일의 일정으로 일본 규슈를 방문하고 회원들 간의 친목과 번영을 도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바다사랑은 부산항을 대표하는 해운항만물류분야 종사자들의 친목단체로 50여개 국내·외 선사 및 물류관련 기업, 언론사 임직원으로 구성돼 부산항 발전과 각종 사회봉사활동에 중점을 두고 활동하는 순수 민간단체다.
무엇보다도 이번 행사는 매번 고려훼리(주)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즐겁고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는데, 부산-규슈를 매일 운항하는 <뉴카멜리아>호는 바다사랑 모임의 특성에 맞게 바다 한가운데서 다양한 행사를 갖기에 충분한 여유를 주는 운송 수단이 됐다.
금요일 밤배 편으로 떠나는 여행이라 다들 회사에서 업무를 서둘러 마감하고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 모인 일행들은 낯선 행로의 설렘과 친우들과의 모처럼 조우에 다들 들떠 시종일관 웃음을 머금고 있었는데, 이들의 심정을 아는 듯 날씨도 무척 좋아 여행 떠나기 더없이 좋은 날이었다.
이윽고 승선을 시작으로 본격 시작된 이번 행사는 선내 간담회, 관광지 탐방, 업무 관련 토의의 시간 순으로 진행됐다.
우리들의 편안한 여행을 기원하는 듯 바다도 매우 잔잔해 2만여 t의 거대한 배는 별 흔들림 없이 목적지를 향해 순항했다. 저녁 식사 후 선사 측의 배려로 선내 레스토랑에 마련된 자리에서 준비해온 음식과 함께 모처럼 나누는 즐거운 이야기로 다들 웃음꽃을 피우기 바빴다.
이후 각자의 선실에서 잠시 눈을 부치고 나니 어느덧 배는 일본 후쿠오카 하카타항에 안전하게 접안했고, 이번 행사의 본격적인 일정이 시작됐다.
부산항과 아주 인접한 일본 항만인 만큼 이날 하카타항 터미널은 주말을 맞아 일본을 찾은 한국 단체 관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한참의 기다림 끝에 마침내 무사히 일본에 상륙한 우리 일행들은 터미널 주차장에 마련된 버스를 타고 목적지인 규슈 중남부에 위치한 미야마/기요미즈야마 올레길 코스를 향해 출발했다.
남일본 특유의 원시림에 가까운 자연환경 덕분에 시선이 머무는 곳 어디에서나 색다른 이국적인 풍광을 누릴 수 있었고, 또 그곳의 숲과 계곡을 벗 삼아 심신을 맘껏 힐링하는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부산항 발전에 일익 담당"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짜여진 이번 행사는 사실 대부분의 시간을 배 안에 목적지로 이동하며 보냈다고도 할 수 있는데, 덕분에 참가자들은 서로간의 많은 대화를 통해 정보공유 및 업무관련 토론 등 나름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1등 항해사 출신인 법무법인 로앤의 이상준 변호사가 ‘바다사랑‘ 자문 변호사로 공식 임명돼 해운항만물류 및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건에 대해 많은 법률적인 자문을 보탰다. 그는 한국해양대학교 졸업 후 5년간의 항해사 경험을 토대로 일반 법률과 달리 난이도가 높은 해상법에 대해 많은 강점을 지녀 해운항만물류 종사자들로 구성된 바다사랑 모임에 앞으로 큰 힘을 보태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다음날에는 서둘러 귀국 길에 올랐는데, 출국 시 와는 달리 우리를 실은 <뉴카멜리아>호는 불과 6시간 만에 현해탄을 거슬러 모항인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 도착했다.
하선을 마친 우리 일행은 여객 터미널에 다시 모여 서로의 노고를 치하하며 비록 짧지만 알차고 즐거웠던 2박 3일 간의 일본 여행을 마무리 지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한연섭 회장은 “우리 바다사랑은 최근 한진해운 사태와 국내외 항만들의 거센 추격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격고 있는 부산항 물동량 증대와 동북아 중심항만으로서 위상 제고에 구심체 역할을 꾸준히 수행해 왔다”며 “앞으로도 부산항을 세계 최고의 항만이 되는데 일익을 담당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처럼 계절의 여왕인 봄을 맞이해 배편을 이용해 떠나는 여행은 나름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비록 비행기를 이용했을 때보다 이동시간이 다소 길다는 단점이 있지만, 모처럼 떠나는 여행길에서 동반한 동료 및 친우들과 함께 나누는 대화를 통해 나름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기에 충분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부산은 위치상 일본과 매우 가깝기에 최근 이런 배편을 이용한 여행객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해운조선 경기 불황으로 어려운 지역 여건상 더 반갑게 느껴지기만 한다.
이를 계기로 부산항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해운 및 국제물류의 중심도시이자 국제해상여객의 중심지로서 거듭나길 다시 한 번 희망해 보며, 앞으로도 부산항 육성 및 발전에 대한 관계 당국의 지속적인 관심을 기대해 본다.
< 부산=김진우 기자 jw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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