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은행(Tonnage Bank)이 자본금 1조원 규모로 설립된다.
정부는 25일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제6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에서 지난달 31일 발표한 6조5000억원 해운 지원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확정했다.
정부는 우선 해운기업 유동성 공급을 위해 1조원 규모의 선박은행인 한국선박회사(가칭)를 12월 설립할 계획이다. 정책금융기관 등이 주도해 한국선박회사를 설립한 뒤 선박을 시장가로 인수해 선사에게 재용선하는 방식으로 해운 지원에 나서게 된다. 장부가와 시장가의 차이는 유상증자 등을 활용해 자본을 공급한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이날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자산관리공사(캠코) 파견 인원으로 선박회사 사무국을 설치했다. 기관별 출자 규모와 감독기관 승인 절차는 법인 설립에 맞춰 진행될 예정이다. 내년 1월 자본금 출자가 실행되면 곧바로 선박 인수 대상을 확정 짓고 빠르면 2월께 사선 인수에 나선다는 목표다.
별도로 캠코선박펀드는 중고선박 매입 규모를 확대해 내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1조5000억원의 유동성을 지원할 예정이다. 지원 대상도 기존 벌크선 중심에서 컨테이너선 탱크선으로 확대한다. 캠코는 다음달 선사를 대상으로한 설명회를 열어 펀드 수요를 파악키로 했다.
캠코는 지난 4일 중고선박 5척 매입을 확정함으로써 올해 전체 선박 매입 규모를 11척 2099억원으로 마무리했다. 지난해의 2013억원에 비해 86억원 늘어났다. 5년 동안 선박 매입에 투입되는 자금은 1조9000억원 규모다.
선박 신조 지원 프로그램은 기존 1조3000억원에서 2조6000억원으로 지원 규모가 2배 늘어난다. 대상 선종도 컨테이너선에서 벌크선 탱크선으로 확대된다. 다음달 산업은행 주관으로 금융기관과 선박신조 지원 확대를 위한 협약을 체결해 내년부터 신조선 발주를 시작할 방침이다.
1조원 규모로 가동되는 글로벌 해양펀드는 선사가 자산을 매입할 때 지분 투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해운산업을 지원하게 된다. 정부는 이달부터 터미널이나 항만 장비 등 자산 매입 수요 조사에 착수했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수출입은행 주관으로 파일럿 프로젝트를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해양보증보험은 내년부터 적격담보 인정기관을 기존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부산은행에서 일반 금융기관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다음달 일반 금융기관과 이에 대한 협의를 시작한다.
정부는 세제 지원책으로 국제선박 지방세 특례 일몰 연장을 위해 다음달 지방세특례제한법을 개정키로 했다. 취득세와 재산세를 감면하고 지역자원시설세를 면제하는 내용이다.
안정적인 화물 확보를 위한 환경도 조성된다. 선주협회와 무역협회는 선·화주 경쟁력강화협의체를 다음달 구성해 상생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협의체는 컨테이너선사 화물 적취율 제고, 해외시장 동반진출 등 선·화주간 협력 사업을 적극 발굴하게 된다.
아울러 발전사와 상생 협약 체결 확대한다. 선주협회는 다음달 초 남동발전, 중순께 동서발전 서부발전 중부발전과 잇달아 협약을 맺을 예정이다. 내년부터 국가전략물자 운송계약 시 종합적격심사제 적용 시범사업도 추진된다.
정부는 다음달 해운-조선 상생협의체를 구성하고 상생협약을 체결해 선사 선박 발주 애로사항을 해소하는 한편 발주 수요, 조선소 수급 상황 관련 정보 등 정보공유시스템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 선주협회 내에 ‘선박발주 애로사항 접수센터’가 설치된다.
이날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해운업은 한국선박회사의 연내 설립을 추진하는 등 6.5조원 금융 지원 프로그램들을 연내에 모두 확충해 선사들의 경쟁력 제고를 신속히 뒷받침하고 선·화주 경쟁력강화협의체를 연내에 구성하고 국적선사의 화물 적취율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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