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로 내년 4월 출범을 앞두고 있는 전략적 제휴그룹 디(THE)얼라이언스도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한진해운은 지난 5월 하파그로이드, K-라인, MOL, NYK, 양밍과 손잡고 내년 2분기부터 동서항로에서 디 얼라이언스를 결성한다고 발표했다. 동서항로에서 46만TEU의 선대를 운영하는 한진해운은 디 얼라이언스에서 두 번째로 큰 선대를 갖고 있는 선사다.
하지만 한진해운이 파산으로 치닫게 될 경우 디 얼라이언스에서 떠날 수 밖에 없고 디 얼라이언스는 선복량에서 나머지 얼라이언스들과 비교해 불리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메가 얼라이언스의 동서항로 시장점유율 (8월말 집계) |
한진해운의 파산 보호 신청 전부터 주요 전략적제휴그룹(얼라이언스)은 큰 변화를 예고해왔다. 내년 4월부터 현재의 4개 얼라이언스(2M, 오션3, CKYHE, G6)는 3개(2M, 오션, THE)로 줄어들 예정이었지만 한진해운 사태에 새로운 얼라이언스에 대한 규제당국의 승인 및 참여 선사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출범을 앞 둔 얼라이언스 판도를 흐리게 하고 있다. 현대상선이 참여하기로 한 2M얼라이언스는 미국 연방해사위원회(FMC)에 신고를 앞두고 있으며, 오션 얼라이언스는 신청 후 재검토 중이다. 한진해운이 속한 디얼라이언스는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아직 미국 FMC에 신고를 하지 못했다.
UASC와 하파그로이드가 합병을 결정하면서 디 얼라이언스에서 한진해운 공백의 일부를 채우고 있다. 두 기업의 합병으로 디얼라이언스는 동서항로에서 31만5천TEU의 선복을 끌어올 수 있게 됐다. 한진해운의 공백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지만 합병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UASC는 디얼라이언스에 소속되는 7번째 선사가 된다. 재정적인 문제를 겪고 있던 현대상선이 8번째 파트너 선사가 될 가능성이 있었지만 세계 2대 선사인 머스크라인과 MSC가 참여하는 2M얼라이언스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사라졌다.
드류리에 따르면 한진해운을 제외하고 UASC가 포함된 디 얼라이언스의 동서항로 시장점유율은 8월말 선복 기준으로 24%다. 2M과 현대상선이 31%를 차지하고 오션얼라이언스가 34%를 차지한다.
하지만 현대상선이 참여하기로 한 2M을 포함해 출범을 앞둔 3개의 메가 얼라이언스에 대한 잠재적인 시장점유율을 계산하는 것은 한진해운이 갖고 있던 동서항로의 5% 선복량을 누가 처리할 것인지 알 지 못한 상태에서 정확하지 않다.
드류리는 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으로 있는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의 자사선박의 포트폴리오를 흡수 할 수 있는 구매자라고 언급했다. 물론 현대상선은 2M얼라이언스에서 후발 업체지만 한진해운의 선복을 추가로 흡수할 경우 현재 규제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다른 선사들과 경쟁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
미 연방 해사위원회(FMC)는 최근 오션얼라이언스의 참여선사인 CMA CGM, 코스코, 에버그린, OOCL의 공동운항을 검토하기 위해 더 많은 정보를 요구했다. 지난 4월 오션얼라이언스 발표 이후 아직까지 얼라이언스 결성 취소나 출범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 단위: 천TEU
* 선복량은 9월 기준
* 수주잔량은 2019년까지 인도 예정 선박 |
드류리는 정확한 시장 점유율을 예측하는 것은 현재 불가능하지만 디얼라이언스의 선복규모가 나머지 두 경쟁 얼라이언스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디얼라이언스의 잠재적인 운용선박 중 대형선 비중이 다른 두 얼라이언스보다 작기 때문이다.
디 얼라이언스의 주력 선사인 하파그로이드는 한진해운의 공백을 메울 제3선사에 대한 참여 가능성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몇몇 비동맹 선사들이 디 얼라이언스 8번째 후보로 점쳐지는 상황이다.
독일 함부르크수드 그룹은 남북항로 전문선사로 가장 높은 선복을 갖고 있다. 이스라엘 짐라인도 후보 중 하나지만 그동안 다른 얼라이언스를 통해 동서항로 서비스를 이용해왔기에 다른 얼라이언스에 속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선복량 기준 20위권 기업 중 PIL과 완하이라인은 사업 형태로 볼 때 얼라이언스 참여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동서항로를 주력으로 하는 선사 중 디 얼라이언스 참여가능 기업은 제한적임을 의미한다.
드류리측은 “정기선업계의 불확실성은 운송계약을 준비하는 화주들에게는 이상적이지 않다”며 “한진해운 사태로 10억달러 가치의 화물이 하역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다시 반복되길 바라지 않는 화주들은 재정적인 위험을 안고 있는 선사를 피하기 위해 선사들간의 공동운항 형태를 미리 알길 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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