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명해운의 회생계획안이 가결됐다. 창명해운은 지난 8월19일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의 반발로 쓴잔을 마신 뒤 21일만에 재도전해 채권단의 동의를 얻어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파산부(김정만 수석부장판사)는 9일 오후 속개한 2·3회 관계인집회에서 창명해운의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이날 회생담보권 868억원의 98.9%, 회생채권 6124억원의 74.75%가 창명해운이 제시한 회생계획안에 찬성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회생계획안이 가결되기 위해선 회생담보권자 4분의 3(75%), 회생채권자 3분의 2(66.7%)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조사위원을 맡은 한영회계법인은 회생계획안의 변제금액은 총 1059억원으로, 청산가치 573억원보다 2배 가까이 높다고 판단했다. 회생담보권은 변제금액 666억원 청산가치 498억원, 회생채권은 변제금액 282억원 청산가치 54억원으로 각각 조사됐다.
조사위원은 영국 드류리가 2020년 BDI를 1209~1222로 전망한 데이터를 근거로 창명해운의 매출액이 올해 245억원에서 2020년 868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영업이익은 올해 17억원 적자에서 4년 후 61억원으로 흑자전환할 걸로 예상됐다. 법정관리 마지막해인 2026년엔 매출액 1459억원 영업이익 202억원을 낸다는 전망이다.
창명해운은 올해 소유권이전부나용선(BBCHP) 7척을 매각할 예정이다. 케이프사이즈 3척, 수프라막스 4척이다. 이 가운데 국민은행이 선순위 채권자인 17만9600t(이하 재화중량톤)급 <시아틀라스>와 <시블로섬>이 최근 익명의 한국 선주에 팔렸다.
이밖에 앞서 팔린 2척과 자매선이자 농협은행이 선순위 채권자인 <시디스커버리>와 우리은행에서 선순위 대출을 맡은 5만7000t급 <시에스아잘레아> <시에스브레이브> <시에스챔프> <시에스데이지> 등이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BBCHP 선박의 후순위채권자는 모두 세계로선박금융과 미래에셋증권이 투자한 바다로선박펀드다.
창명해운 사선이면서 산업은행과 산은캐피탈이 채권자인 15만1000t급 <시마치>와 7만1400t급 <시아이리스> 4만5600t급 <시프렌드> 3척도 연내 매각될 예정이다. 선박은 모두 1996년에 일본조선소에서 지어진 노후선들이다.
창명해운은 회생계획안에서 회생담보권은 95% 이상, 회생채권은 6.5~8%를 각각 내년부터 10년에 걸쳐 현금변제하겠다고 밝혔다. 선박이 회생계획인가 전에 매각된 회생담보권은 6.5%만 현금변제한다.
선박 3척의 매각 절차를 진행하는 산은캐피탈과 산업은행의 회생담보권은 원금과 개시 전 이자의 5%를 출자전환하고 95%를 현금변제한다. 지속 운용할 예정인 7척의 선박에 대한 회생담보권자인 농협의 경우 3%를 출자전환하고 97%를 현금변제한다. 반면 회생계획 인가 전에 이미 매각된 <시폴라리스> <시퀸>호의 회생담보권자인 신한캐피탈 신한은행 농협은행에 대해선 93.5%를 출자전환하고 6.5%를 현금변제한다.
회생채권의 경우 대여금채권 손해배상채권 미발생 구상채권은 각각 93.5%를 출자전환하고 6.5%를 현금변제한다. 상거래채권은 92%를 출자전환하고 8%를 현금변제한다. 특수관계인채권은 전액 면제한다.
창명해운은 현재 진행 중인 오리엔트조선 소송과 노스차이나쉬핑 중재가 확정돼 우발이익이 발생하면 회생담보권과 회생채권 변제에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주식감자도 진행된다. 회생채권 출자전환 과정에서 채권액 5000원을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 1주로 전환해 신주를 발행한 뒤 이를 다시 200대 1의 비율로 병합할 계획이다. 법률상관리인인 이경재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창명해운 주식 100%(80만주)는 3대 1의 비율로 감자한다.
김정만 재판장은 회생계획안을 인가를 결정하면서 “채권자들에게 많은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이경재 관리인에게 당부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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