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프 4척 매각' 삼선로직스 회생계획안 인가

법원이 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벌크선 전문 해운기업 삼선로직스의 회생계획안 인가를 결정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김정만 수석부장판사)은 8일 오전 서울법원종합청사 3별관에서 열린 제3회 관계인집회에서 삼선로직스의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이날 채권자 표결에서 회생계획안은 회생담보권 100%(96억원), 회생채권 87.3%(3345억원)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회생담보권자 4분의 3(75%), 회생채권자 3분의 2(66.7%)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회생계획안 인가를 받을 수 있다.

표결에 앞서 진행된 관리인 보고에서 삼선로직스 관리인 허현철 전 대표이사는 시부인 과정을 거쳐 확정된 채권액은 회생담보권 104억원, 회생채권 4094억원, 조세 등 채권 2억원으로 총 4200억원이라고 밝혔다. 회사의 영업상태와 현금흐름을 고려해 회생담보권은 100%, 회생채권은 26%를 현금변제하고 74%를 출자전환한다.

회생담보권 미확정 구상채무에 대한 원금 및 개시전이자는 채권잔액전액을 현금으로 변제하되, 제1차 연도인 2016년 4월29일과 2016년 12월30일에 각각 채권잔액의 60% 40%씩 분할해 변제키로 했다.

회생채권인 금융기관 대여채무, 상거래채무, 관계회사 채무는 원금 및 개시전이자의 74%를 출자전환하고, 26%는 현금으로 변제한다. 현금으로 변제할 채권의 25%는 제1차연도인 2016년에 변제하되 2016년 4월29일과 2016년 12월30일에 각각 15% 10%씩 변제키로 했다. 지난달 발표한 12.5%를 균등분할하는 변제방식에서 변경됐다.

20%는 2017년에, 15%는 2018년, 12%는 2019년부터 제9차 연도인 2024년까지 6년간 균등분할해 변제한다. 나머지 28%는 제10차 연도(2025년)에 변제하며, 개시후 이자는 전액 면제키로 했다. 또 송충원 및 관계사 삼선글로벌, 신광이 보유한 보통주 415만1971주(액면가 1000원)에 대해 액면가 보통주 5주를 1주로 병합하기로 했다.

삼선로직스 관리인 허현철 전 대표이사는 "본 회생계획(변경)안에 대한 조사위원의 검토 결과 법률이 정한 청산가치 보장의 원칙을 충족하고 있다"며 "회생계획안이 예정대로 확정되고 수행될 경우 채무변제는 물론 회사가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유선박 조기매각, M&A 등 후속대책 마련

회생기간 중 건화물선 운임지수(BDI)와 용선료 하락 등 벌크선 업황 부진 장기화를 대비한 후속대책도 마련됐다.

조사위원인 안진회계법인은 "회생계획기간 동안 기초자금 49억3500만원을 포함해, 총 2133억2600만원의 자금을 조달해 총 2114억200만원을 현금 변제할 계획이며, 최종년도인 2025년에 보유현금으로 19억2400만원을 유지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BDI 지수와 용선료가 현수준을 유지할 경우 COA(장기수송계약 ) 종료 후 즉각적인 선박매각을 통한 자금수지 개선 및 조기 M&A(인수합병) 등으로 채권자 손실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삼선로직스는 현재 업황을 고려한 회생 계획안과 향후 최악의 시황을 대비한 자구 계획안을 마련했다. 이 선사는 향후 최악의 건화물선 시황에 대비해 4척의 선박 매각시기를 앞당겨 변제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당진 프렌드쉽>호는 2019년에서 2017년으로,  <당진>호는 2025년에서 2018년으로,  <보령>호는 2023년에서 2018년으로, <마이스터>호는 2018년으로 각각 매각시기를 조정해 회생절차 수행에 수반되는 부담을 없애겠다는 구상이다. 15만t급 케이프사이즈 4척은 1990년대에 건조된 노령선이다.

향후 M&A를 추진해야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독자생존을 전제로 하고 있는 삼선로직스지만 향후 건화물선 업황부진이 계속될 경우 M&A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박기환 관리위원은 "향후 BDI 지수가 계속 하락한다면 재무구조 개선에 큰 타격이 될 것이다. 버티기 위해서라도 우수한 자본력을 갖춘 내부 투자자를 찾아야 한다"며 "M&A를 추진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허 관리인은 "BDI가 회복하지 못하고 채무이행에 걸림돌이 된다면 M&A에 착수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날 대한해운은 삼선로직스로부터 주식 544만6963주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대한해운은 공시를 통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인가받은 회생계획에 따라 당사 총 채권액 중 74%에 해당하는 금액을 삼선로직스가 발행한 신규 주식으로 취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해운과 삼선로직스 간 확정된 총 채권액은 1472억1522만9481원이다. 나머지 26%는 회생계획안에 따라 현금변제될 예정이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