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훈 경기평택항만공사 전략기획팀장
(고려대 언론학석사 / 전 경향신문·중앙일보 기자)
|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내 소무역상인 뿐 아닌 중국인 관광객으로 북적댄다. 평택항에서 중국향발 카페리 항로는 총 5개 항로로 웨이하이(威海)·룽청(榮成)·옌타이(煙臺)·르자오(日照)(주 3항차)와 롄윈강(連雲港)(주 2항차)으로 운항하고 있다. 그에 반해 접안시설은 총 3개 선석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도 얼마나 많은 외국인이 찾아오고 있을까.
평택항 카페리선을 통한 여객 수송실적 중 전체 이용객에서 외국인 현황을 들여다보면 2011년에는 13만5,204명(26.6%)을 보였으며 2012년에는 21만6,108명(41.6%), 2013년 18만4,134명(42.8%), 2014년 27만7,849명(56.6%), 2015년에는 무려 30만명에 육박한 29만8,820명(60.4%)을 기록했다. 2014년부터 2년 연속 전체 이용객 중 중국인의 비중이 50%를 넘어선 셈이다. 반면 내국인의 비중은 2011년 37만3,813명(73.4%)이였던 수송실적이 2015년 19만5,920명(39.6%)으로 50% 이하로 줄었다.
평택항 국제여객 수송실적은 전국 3위다. 지난해 부산항이 일본을 오가는 6개 노선에 1백3만3,506명, 인천항은 중국을 오가는 10개 노선에 81만3,409명, 평택항은 5개 노선에 49만4,740명이다. 특히 평택항은 부족한 접안시설을 통해 인천항의 절반인 5개 항로를 운영 중임에도 50만명 가까이를 기록했다. 이들과 비교해 전혀 뒤쳐지지 않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아니 넘어섰다고 보는 게 옳겠다.
최근 힘 빠지는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해 본다. 필자는 “평택항 카페리 통해 입항하는 요우커 맞이 전략을 새로 짜야합니다. 부족한 평택항 환경개선을 시급히 추진해 접근성을 개선하고 볼거리를 마련해야 합니다. 수송실적을 면밀히 잘 들여다 보세요”라며 중국 요우커 유치를 위해 지역고유의 특색을 살린 먹거리와 볼거리, 즐길거리와 결합해 새로운 관광상품을 만들고 교통편의를 높이고 외국인 관광객의 면세품 구매 수요를 충족하는 면세점 운영 등 체계적인 관광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이에 모 관계자는 “이용객 대부분이 보따리상 아닌가요. 뭐 볼 거 없잖아요”라며 한마디로 일축했다.
바둑에는 복기(復碁)라는 훌륭한 교사(敎師)가 있다. 한번 두고 난 판국을 돌아보기 위해 처음 두었던 대로 다시 놓아보며 스스로를 비평하는 등 잘못된 점을 고쳐갈 수 있어 명실상부 바둑의 고수들이 복기의 중요성을 넘치게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복기를 개인이나 조직에 대입해 보면 지난날 잘못된 부분을 고쳐 나아가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고 생각의 깊이를 더 확장시킬 수 있어 피드백(feedback)을 통해 잘못된 부분을 개선시켜 나아가야 한다.
또 하나 중요한 요소는 바로 수읽기에 있다. 만약 평택항 카페리를 통한 외국인 수송실적이 관광객이라고 바라봤으면 어땠을까, 소무역상인 뿐 이라고 단정하는 것이 아닌 요우커가 차지하는 비중도 과반이 넘는다는 팩트를 외면하지 말고 바라봤으면 말이다. 즉 다른 수를 놓았다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지 않았을까. 대중교통 편의성, 접근성 확보 등 갈길이 멀다. 여기에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 등 관광 성공의 3박자도 갖춰졌을 것이다. 수를 제대로 뒀으면 말이다. 이제라도 복기를 통해 사안을 제대로 살펴봐야 한다.
차별화 된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 먹거리를 제공해 관광객의 흥미 유발과 시장을 형성해 지역경제 활성화의 활력을 증진시켜 나가야 한다. 현안을 제대로 보면 전혀 몰랐던 사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사실을 알게 될 수 있다.
이제라도 제대로 평택항 카페리를 통해 입항하는 외국인을 제대로 보고 제대로 관리해 나간다면 충분히 두 집을 만들 수 있다. 관계기관 모두 수읽기에 몰두해야 한다. 이창호 9단의 ‘부득탐승(不得探勝)’ 중 “승리한 대국의 복기는 ‘이기는 습관‘을 만들어주고, 패배한 대국의 복기는 ’이기는 준비‘를 만들어준다”는 말이 있다.
늦지 않았다. 부족한 접안시설 확충을 위해 오랜 진통 끝에 재정사업으로 평택항 신규 국제여객부두는 지난해 5월 설계용역에 착수했으며 신규 국제여객터미널은 올 상반기 내 설계공모를 통해 다가오는 2020년 개장할 예정이다. 대중국 교역의 최적지인 평택항의 교역량과 여객 실적은 날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금이라도 꼼꼼히 잘 돌아보는 복기를 통해 평택항을 한층 성장시키는 밑거름으로 삼아야 하겠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