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02 09:03

홈플러스, 옴니채널의 강자되나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 허물어

마트에는 우리가 생활하는 데 필요한 물품들이 거의 모두 구비돼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한 번 갈 때마다 이것 저것 사다 보면 어느새 쇼핑 카트가 가득 차곤 한다. 하지만 쇼핑 카트에 있던 물건들을 장바구니에 옮겨 담고 보면 그야말로 큰짐이 따로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양 손에 한 보따리씩 장바구니를 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유독 멀게 느껴지곤 한다. 이러한 불편 사항을 알아챈 홈플러스는 고객에게 보다 쾌적한 쇼핑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옴니채널(Omni Channel)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옴니채널(Omni Channel)이란 라틴어로 ‘모든 것’을 뜻하는 ‘옴니(Omni)’와 유통 경로를 의미하는 ‘채널(Channel)’을 더한 단어로서 고객들이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이용하는 오프라인 매장·모바일·키오스크·쇼핑·카탈로그·인터넷 등을 고객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결합해 고객들에게 일괄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옴니채널은 고객의 경험을 증대시켜 매출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 때문에 유통업계에서는 국내·외를 불문하고 각자만의 색깔이 담긴 옴니채널 서비스를 구축·제공하고 있다. 월마트(Walmart)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상품을 스캔하여 상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으며 아마존(Amazon)에서는 아마존 대쉬(Dash)를 이용하여 음성 인식만으로도 상품을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홈플러스에서는 2000년 초부터 장보기 대행 서비스를 운영해오고 있다. 이는 고객이 홈플러스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주문·결제하면 피커(Picker)라고 불리는 사원들이 매장을 돌면서 고객이 주문한 상품들을 담아 배송하는 서비스다. 

주문부터 배송까지의 과정을 천천히 살펴보자. 먼저 고객이 주문하기에 앞서 배송지 주소를 입력하게 되면 근처에 있는 매장이 배송 매장으로 자동으로 배정된다. 이후 고객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원하는 상품을 골라 주문·결제를 하게 된다. 이 때 품절 시 다른 상품으로 대체를 하도록 허용할 것인지 거부할 것인지 선택을 하게 된다. 또한 각 상품별로 메모를 남길 수 있도록 되어 있어 ‘밀감의 크기가 작은 것으로 가져다 달라’는 요구까지 구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 덕분에 고객은 비록 물품을 눈으로 보지는 못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품질에 가까운 물품을 받아볼 수 있다. 그 다음으로는 매장 바로 배송 서비스와 온라인 픽업 서비스 중 한 가지를 선택한다. 매장 바로 배송 서비스는 피커들이 담은 물품들을 배송지까지 배송해주는 서비스로서 오전 10시부터 시작해 오후 10시까지 이루어지고 있다. 고객은 본인이 원하는 시간대를 골라 배송을 받아볼 수 있다. 이는 고객이 이와 같이 주문을 하고 나면 이제는 피커들이 바빠진다. 피커들은 오전 10시에 배정된 배송을 무사히 마치기 위해 아침 일찍 업무를 시작한다. 오전 7시30분에서 8시, 아직 마트가 열지도 않은 시각에 피커들은 카트를 끌고 매장으로 나간다. 한 번 매장을 돌 때 한 명의 피커가 담는 물품의 개수는 보통 30개 남짓. 피커들은 팀패드에 제시되는 물품들을 골라 바코드로 물품을 인식한 뒤 선반에 넣는다. 팀패드는 물품의 위치를 나타내는 한편 최적의 경로로 피커를 안내한다. 하지만 물건들이 넓은 매장에 흩어져 있는 까닭에 제 시간 내에 물건을 모두 담으려면 피커들은 분주히 움직여야 한다. 



물류 창고가 아닌 매장에서 피킹 업무를 수행하는 까닭에 피커들이 겪는 애로사항도 많다. 인천의 한 홈플러스에서 만난 피커 사원은 “매장에 구비된 물품이 모두 나가게 되면 창고에도 가서 확인을 해야한다”며 이 때문에 종종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한다고 말한다. 또한 “매주 행사 목록에 따라 물품의 위치가 바뀌는데 이 정보가 공유가 신속히 이루어지지 않아 물건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피커 사원들은 고객들의 만족을 위해 바나나가 너무 무르지는 않았는지, 유통기한은 많이 남았는지 하나하나 꼼꼼하게 확인한 후 카트에 담는다. 채소, 과일, 유제품 등의 경우는 고객에게 전달될 때까지 그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가장 마지막에 피킹 한 후 냉장저장고로 신속히 이동된다. 피커 사원들이 담은 물품들은 배송 사원들에게 전달되어 고객의 배송지까지 이동된다. 고객은 배송 받은 물품들이 제대로 왔는지, 품질은 떨어지지 않는지 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만일 물품에 문제가 있다면 배송 사원을 통해 다시 매장으로 되돌려 보내지고 다른 물품으로 교환이 이루어지게 된다. 오전 8시부터 시작된 업무는 오후 5시가 되어서야 끝이 난다. 피커들은 하루에 매장을 수 십 번씩 돌아다니며 고객이 원하는 물품을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그 결과, 장보기 대행 서비스의 재 이용률도 상당히 높았다. 

장보기 대행서비스는 고객이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오프라인으로 배송을 받는 서비스라면 홈플러스의 또 다른 서비스인 ‘키오스크’는 오프라인으로 물품을 확인하고 온라인으로 주문을 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키오스크 서비스는 고객이 매장에서 물품을 확인한 후 매장 한 켠에 위치한 키오스크 기기를 통해 주문하고 결제하는 방식이다. 주로 생수, 쌀 등 무거운 물품의 경우 집으로 들고 가기 어려울 때 용이하게 쓰인다. 

이 외에도 홈플러스에서는 장보기 대행서비스와 함께 온라인 픽업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온라인으로 물품을 주문하되 오프라인 매장에서 받아보는 서비스이다. 그 동안 물류·유통업계는 판매자의 입장에서 편리한 체계를 구축해왔지만 이제는 기존의 물류 방식과 유통 흐름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졌다. 모바일 시장의 급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오프라인에 강점을 두었던 유통업계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되었다. 앞으로 유통업계가 또 어떤 색다른 서비스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잡을 지 궁금해진다. 

< 임수민 대학생기자 lsm0305@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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