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초상국그룹(China Merchants Group)이 시노트란스CSC를 자회사로 인수했다. 중국정부의 국영기업 통합 정책이 모두 표면화된 셈이다.
중국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는 초상국그룹의 시노트란스CSC 인수를 승인했다고 12월29일 발표했다. 당초 중국 해운업계에서는 초상국그룹의 계열사인 초상국에너지운수(China Merchants Energy Shipping, CMES)와 시노트란스CSC의 합병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예상과 달리 시노트란스CSC가 초상국그룹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번 합병으로 시노트란스CSC는 중국 국무원의 감독에서 벗어나게 됐다.
초상국그룹은 청나라 말기 1872년 이홍장이 세운 중국 최초의 해운사로, 항만 터미널 및 부동산 개발로 정평이 나있다. 2014년 말 기준, 초상국그룹은 337억위안의 총이윤과 6241억위안의 자산총액을 달성했다. 시노트란스CSC는 지난해 각각 28억위안 1091억위안을 기록했다.
인수대상인 시노트란스CSC는 2009년 시노트란스와 중국장강항운(CSC)의 합병으로 출범됐다. 시노트란스는 과거 코스코와 비슷한 업계 영향력을 자랑했지만, 2009년 합병 이후 실적 부진으로 존재감이 약해졌다.
초상국그룹은 시노트랜스CSC와 양사의 핵심 분야인 물류 부문 합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두 기업은 원스톱 서비스를 통한 글로벌 공급망을 제공하기 위해 육·해·공 운송을 비롯해 물류 창고 등 부문을 합치게 된다.
동남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항만 부문 합병도 추진된다. 초상국그룹측은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를 잇는 공급망 관리 플랫폼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이 외에 크루즈부두, 전자상거래, 조선, 해양플랜트 등 분야도 합병에 포함됐다.
구체적인 합병 계획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영국 해운전문언론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초상국물류(China Merchants Logistics, CML)는 시노트란스CSC의 물류 부문인 시노트란스 주식회사에 자산을 주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CMES는 시노트란스CSC의 오일탱커, 가스선 등 유조선 부문을 모두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
CMES나 시노트란스쉬핑은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의 시황 침체로 합병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편, 중국 정부는 현재 국제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국영 기업의 합병 및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수로 해운업 등은 세계 유수의 사업 규모로 성장하겠지만, 조직이 더 비효율적으로 변모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박채윤 기자 cy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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