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9자에 이어>
2) 피고들의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들의 주장
피고들은 K가 이 사건 화물에 관해 계약상 유치권능 또는 민법상, 상법상 유치권을 가지므로 원고의 인도청구에 불구하고 이 사건 화물을 정당하게 점유할 권원이 있고, 피고 C는 이러한 정당한 점유권원을 가진 K를 대리해 피고 D에게 이 사건 화물의 점유를 인도했으며, 이에 피고 D는 K의 정당한 점유권원에 터잡아 또는 피고 D의 고유한 유치권에 기해 이 사건 화물을 보관하고 있는 것이라고 항변한다.
나) 인도거절 당시 피고들의 이 사건 화물에 대한 점유권원의 유무
(1) 계약상 유치권능
앞에서 본 사실 및 갑 제1호증, 을 제2호증의 1, 을 제1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용선계약은 GENCON 서식을 준용하고 있고, GENCON 서식 제8조에서 운송인은 운임, 부적운임, 체선료 등을 지급받기 위해 화물을 유치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 계약은 그 당사자 사이의 법률관계를 정하는 것이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계약의 성립에 관여하지 아니한 제3자에 대해 대세적, 물권적인 효력을 미칠 수 없는 것이고, 우리 민법은 법률 또는 관습법에 의하는 외에는 물권을 임의로 창설하지 못한다는 물권법정주의를 채택하고 있으므로(민법 제185조), 이 사건 용선계약에서 정한 위 유치권능은 어디까지나 이 사건 용선계약의 당사자인 K와 G 사이에서 인정되는 것에 불과하고, 그 계약 당사자가 아닌 원고에 대해는 그 유치권능을 주장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상법상 선장의 유치권
상법 제841조 제1항, 제807조는 선장의 유치권을 항해용선계약의 경우에 준용하고 있는 바, 선장은 선박소유자의 대리인으로 해석되므로, 선박소유자인 K는 용선자인G에 대해 갖는 변제기에 도달한 운임·부수비용·체당금·체선료 등 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해 유치권을 갖게 됨은 분명하다.
따라서 K가 이 사건 화물에 관해 유치권의 성립요건이 되는 피담보채권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① 체선료 또는 체박손해금
㉮ 이 사건 용선계약에서 체선료와 체박손해금을 일당 3000달러로 정한 사실, 이 사건 선박이 2011년 9월23일 울산항에 도착해 2011년 11월8일 하역을 완료해 출항할때까지 이 사건 화물을 하역하지 못한 채 울산항 인근에서 대기하거나 울산항에 정박한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그리고, 체선료는 양륙기간을 약정한 용선계약에서 용선자가 약정한 기간 내에 양륙작업을 완료하지 못하고 기간을 초과해 양륙한 경우에 운송인이 그 초과한 기간에 대해 용선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 법정의 특별보수이고( 대법원 2005년 7월28일 선고 2003다12083 판결 참조), 체박손해금은 양하지에 선박이 도착하기 이전에 서류가 완비되지 않은 경우 또는 용선자나 수하인이 화물의 하역을 위한 야적장 등을 제공하지 않음으로 인해서 정박이나 하역 대기를 하느라 지연된 기간에 대해 발생하는 보수(이 사건 용선계약)인데, 이 사건 선박이 울산항에 도착했을 때 원고가 선하증권 원본 또는 유효한 은행과 수하인의 보상장이라는 서류를 구비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약정된 양륙기간을 초과해 이 사건 선박이 울산항 부근에 체류해야 했으며, 이 사건 합의가 성립된 후에도 원고가 이 사건 화물의 하역을 위한 조치를 하지 않아 결국 2011년 11월8일에야 하역이 완료됐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K는 이 사건 용선계약에 따른 체선료와 체박손해금 채권을 취득했고, 이는 피고들이 이 사건 화물의 인도를 거부한 2011년 11월8일 당시 이미 발생해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앞에서 본 체선료와 체박손해금의 정의에 따를 때, 체선료는 양륙작업의 지연에 따른 지체에 기해, 체박손해금은 서류 미비 또는 하역을 위한 조치의 미비에 따른 지체에 기해 각 발생하는 것인데, 이 사건의 경우 최초 하역 중단시에는 원고가 선하증권 원본이나 유효한 보상장 등 이 사건 화물을 인도받기 위한 서류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합의 이후에는 이 사건 화물을 하역할 부두나 하역지를 수배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각 하역하지 못하게 된 것이므로 이러한 이유의 지연에 기한 보수는 이 사건 용선계약에서 정한 체박손해금의 정의에 보다 부합하는점, L도 원고에게 위 기간에 관해 이 사건 용선계약 또는 재용선계약에서 정한 요율에 따라 발생한 돈 전부를 체박손해금으로 청구하기도 한 점(을 제10호증의 1)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는 모두 체박손해금이라고 보는 것이 합당해 보이기도 한다(2011년 9월28일 하역을 하다가 중단된 것이라서 그 후 2011년 11월8일 하역을 마칠 때까지 연속된 하역이 중단된 것이라고 보아 이를 양륙작업의 지체에 기한 것으로서 체선료라고 보더라도, 적어도 이 사건 선박이 울산항에 도착한 후 하역준비 완료보고가 있었던 2011년 9월23일 09:40경 이후인 당일 13:00경부터 실제 하역이 시작된 2011년 9월28일 08:20경까지의 기간 중 주말을 제외한 기간은, 용선자나 수하인이 하역을 위한 야역장 등을 준비하지 못해 하역 대기를 하느라 지연된 시간으로서 체박손해금이 발생하는 기간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위 인도거부일 당시 실제 발생한 체박손해금이 존재함은 분명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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