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조선업계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라면 연간 수주목표 달성은 물론 초과달성도 무난할 전망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올해 상반기 해양발주와 더불어 상선발주가 전년 동기 대비 48.1% 증가하며 안정적인 일감확보에 성공적이다.
우리투자증권 유재훈 연구원은 “선별수주가 가능해지며 하반기부터 수주수익성 개선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그는 “올 상반기 선박 발주의 유인이 저가 메리트였다면 하반기에는 선가상승과 인도시점 확보에 대한 우려로 바뀌고 있다”며 “선가상승 우려와 인도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선주사들은 본 계약에 앞서 선표예약계약을 체결하는 등 발주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원달러 하락 및 원자재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신조선가 인덱스는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과 원자재가격 변동을 반영한 실질 신조선가는 이미 상승 중이다.
상위 조선사로 발주물량 집중하며 조선사 수 줄어
최근 드릴십, LNG선, 대형컨테이너선 등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선박과 연비효율을 개선한 에코십 선형이 기본사양화되고 있다. 또한 상위 조선사로 발주가 집중되며 기술우위를 점한 소수의 상위 조선사들만이 중대형 선박 수주가 가능한 상황이다.
글로벌 선박건조능력은 공급과잉 상태이지만 실제로 중대형 선박을 수주한 조선사의 수는 많지 않다. 기술집약도가 높은 대형선박의 경우 2011년 이후 국내 6개 조선소를 포함 단 10개 조선사(일본과 중국은 대부분 자국발주)만이 수주한 바가 있다.
유 연구원은 “상위조선사에 수주물량이 집중되면서 자연스럽게 산업 내 구조조정이 일어나고 있다”고 밝히며 “클락슨이 집계한 글로벌 조선사 수는 2008년 7월 620개에서 현재 474개로 줄었으며 상위조선사를 위주로 산업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상위조선사들에 수주가 집중되면서 글로벌 수주잔량 중 상위 15개 조선사들의 수주잔량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
2010년 7월 36.9%에 불과했던 글로벌 수주잔량 대비 상위 15개 조선사의 수주잔량 비중은 현재 43.7% 수준까지 상승했다. 현재 클락슨에서 집계하는 조선사의 수는 474개이지만 2011년 2만5천CGT 이상급 선박을 수주한 조선사는 세계에서 단 42개사에 불과했고 이 숫자는 올해 상반기 34개로 줄었다.
3만5천CGT 이상급 선박을 수주한 조선사는 2011년 20개, 2012년 17개, 2013년 상반기에 18개다. 5만2천CGT 이상급 초대형선박을 수주한 조선소 숫자는 2011년 10개, 2013년에도 9개에 불과했다.
국내 조선사들의 대형선 부문 시장점유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의 자국발주물량 일부를 제외하면 5만2천CGT 이상 선박에서의 국내조선사들 시장점유율은 90% 이상이다.
유 연구원은 “현재 중국조선소들은 기술격차를 쉽게 좁히지 못하고 있다”고 밝히며 “당분간 대형선 부분에서 한국의 독주체제는 유지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6월 말 대형 3사의 수주잔량은 87조9천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매출기준으로 2년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유 연구원은 “선표예약계약 및 옵션물량을 감안하면 앞으로 신규 수주되는 선박은 2015년 하반기 인도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히며 “조선사 입장에서 조급하게 저가수주를 진행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하반기에 수주수익성이 추가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판단, 해양플랜트, LNG선, 에코십 등 기술집약도가 높은 선박 및 해상구조물의 발주가 상위조선사로 집중되면서 가격협상력이 조선사로 이동 중이기 때문이며 선별수주를 통한 수익성 제고가 가능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국내 대형조선사, “하반기에도 해볼 만하네”
국내 대형조선사들은 하반기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현대미포조선은 외화기자재 비중이 낮아 원달러 환율 약세로 인한 수익성 개선 효과가 대형3사 대비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현재까지 25억달러(PC선 53척, 벌크선 12척, 자동차 운반선 4척 등 총76척)를 수주한 현대미포조선은 현재 PC선을 비롯해 5억달러 수준의 수주협상이 진행 중이며 최근 수주한 벌크선의 수익창출 호조로 2014년 상반기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
유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현대미포조선의 선가인상의지가 강해 일시적으로 수주가 둔화될 수 있지만 점진적인 상선업황 개선과 함께 수주물량도 재차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히며 “특히 4분기부터 해양지원선 및 예인지원선 수주도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2분기부터 현대미포조선의 영업이익 적자폭이 축소될 것으로 판단, 당기순익은 적자전환 가능성이 높은데, 1분기에 발생한 배당금 효과와 투자자산 손상차손 등 일회성 요인영향이므로 큰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현대미포조선에 이어 대우조선해양도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유로 내년까지 수익성이 지속될 전망이다. ▲적자공사(해양플랫폼 설치선) 매출비중 감소, ▲적자공사 주요작업 완료에 따른 매출(작업량)증가로 고정비 부담 감소, ▲머스크가 발주한 컨테이너선 20척(1만8천TEU) 연속건조에 따른 작업효율 개선이 수익성을 지속하는 요인들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57억8천달러, 수주목표 130억달러의 44.5%를 달성했다. 2분기 수주가 경쟁사 대비 다소 부진했으나, 하반기에 시추선 4~5기(20억달러), 생산설비, 해군특수선 등 안정적인 수주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판단된다.
유 연구원은 “앞으로 미인도선박 매각 추진에 따른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나 이미 시장에서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정부소유지분 17.2% 블록세일에 대한 오버행 이슈가 있으니 최근 업황개선으로 물량에 대한 부담이 낮아졌다”고 밝히며 “블록세일 이후에는 적정시점에서 산업은행 지분 31%에 대한 경영권 매각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판단돼 긍정적 주가흐름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연간 수주목표를 초과달성한 삼성중공업도 하반기에 안정적인 수주실적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시추설비 5기(30억8천달러), LNGC 9척(19억5천달러), 칠레 CSAV 컨테이너선 7척 (5억5천달러), 나이지리아 FPSO(30억달러) 등 총 90억달러를 수주하며 연간 수주목표 130달러의 69.1%를 달성했다.
유 연구원은 “1분기에 일시적으로 증가했던 드릴십 매출비중이 정상화되며 경제 기초 여건 수익성은 전분기 대비 둔화되겠지만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이익증가 모멘텀을 찾기는 어렵겠지만 실질선가(환율, 원자재 가격 하락) 등 수주환경 개선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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