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해항로의 양대선사인 고려해운과 흥아해운이 신조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두 선사 모두 노후선을 대체할 요량으로 신조 컨테이너선 발주에 나서고 있다. 고려해운은 용선 방식으로, 흥아해운은 사선으로 도입한다는 게 차이점이다.
2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고려해운은 최근 동아탱커와 1009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10년간 장기용선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동아탱커는 지난달 말 현대미포조선에 신조선을 발주한 바 있다. 선박 가격은 척당 1800만달러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조선은 2015년 초 고려해운에 인도돼 한중일 항로에 투입될 예정이다.
고려해운은 이와는 별도로 일본 이마바리조선소에 2015년 초 인도 목표로 동급 선박 2척 발주를 검토 중이다. 역시 제3의 선주가 선박을 발주하면 고려해운이 10년간 장기용선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조만간 모 일본 기업이 이마바리조선소와 정식 신조 계약을 체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고려해운은 지난 3월에도 일본 미쓰이상사가 발주해서 미쓰비시중공업과 하카다조선이 공동 건조하는 104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10년간 용선해 쓰기로 계약한 바 있다. 두 선박은 2014년 10월과 2015년 2월에 각각 고려해운에 인도돼 처녀취항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 11월엔 STX조선해양에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5000TEU급 컨테이너선 1척을 2014년 말 또는 2015년 초 인도받는 조건으로 발주한 것으로 알려져 해운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고려해운은 지난 2011년 9월 대선조선에 발주한 1043TEU급 선박 중 첫 번째 선박인 <서니로터스>호를 이달 초 인도받아 일본 홋카이도 항로에 투입하기도 했다.
흥아해운도 올해 들어 1000TEU급 선박 6척을 잇달아 발주했다. 모두 BBCHP(소유권이전부 나용선) 방식이다.
흥아해운은 지난달 8일과 이달 8일 쿄큐요조선에 1103TEU짜리 선박 1척씩을 각각 발주했다. 각각 2015년 2월 2014년 11월 인도받는 조건이다. 선박 가격은 4월 발주한 선박이 2150만달러, 이달 발주한 선박이 2000만달러다. 시장 약세로 한달 사이 신조선 가격이 대폭 떨어진 것으로 관측된다.
흥아해운은 이와는 별도로 지난 달 말 대선조선에 1000TEU 신조선 4척을 추가 주문했다. 선박 인도시기는 2015년 상반기다. 선가는 척당 1980만달러, 총 7920만달러로 알려졌다.
흥아해운은 발주한 6척의 선박들을 10년간 BBCHP로 선박을 운영한 뒤 소유권을 넘겨받을 계획이다.
신조선 발주 붐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연료유 가격을 배경으로 한다. 최근 인도되는 신조선의 경우 중고선에 비해 일일 10t 이상 연료소모를 줄일 수 있어 선사의 연료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고려해운 관계자는 “최근 한중일 항로를 취항하는 소형선박들이 대부분 노후화 돼 선박 교체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하지만 기존에 시장에 나와 있는 중고선들은 연료소모량이 많아 비용측면에서 신조 에코(친환경) 선박에 비해 경쟁력이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시장 부진으로 신조선 가격이 크게 낮은 점도 고려됐다. 1000TEU급 컨테이너선의 신조선 가격은 2~3년 전에 비해 200~300만달러 하락한 것으로 파악된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고려해운과 흥아해운의 신조선 발주량은 4척 5963TEU, 5척 5275TEU로 집계됐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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