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달러를 무기로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중동 선사가 컨테이너선 최고 기록을 갈아 치우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쿠웨이트에 본사를 둔 유나이티드아랍쉬핑(UASC)은 컨테이너선사 톱 10에 진입하기 위해 최소 9척 이상의 극초대형선 건조를 추진하고 있다.
UASC는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으로 연료비 압박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UASC는 한국 조선소들을 상대로 1만8천TEU급 컨테이너선의 신조 가격이나 인도 시기 등을 타진하면서 2만TEU급 선박의 신조 가능성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UASC의 선박 신조 계획은 아직까지 초기 단계에 있으며 발주가 확정될 경우 국영선사인 점에 미뤄 입찰에 부칠 것으로 보인다고 조선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트레인드윈즈가 보도했다.
UASC의 극초대형선 신조 계획은 이 선사가 앞서 발주했던 포스트파나막스급 컨테이너선 9척의 인도가 마무리된 시점에서 불거져 나왔다. UASC는 지난 2008년에 삼성중공업에 발주한 1만3500TEU급 컨테이너선 시리즈를 올해 5월 모두 인도받았다.
신조선 중 첫 8척은 UASC가 프랑스 CMA CGM, 중국 차이나쉬핑, 대만 에버그린과 공동 운항하고 있는 아시아-북유럽 노선 AEC8에 투입됐다. 마지막 선박인 <제벨알리>(Jebel Ali)호는 CMA CGM과 공동 운항하는 아시아-유럽항로 노선인 AEC2에 배선된다. CMA CGM은 이 항로에 보유한 선박 중 최대 크기인 1만6000TEU급 선박을 투입할 예정이다.
UASC가 2만TEU급 컨테이너선 발주를 성사시킬 경우 세계 1위 선사인 머스크라인의 1만8천TEU급 선박을 뛰어 넘는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시대를 열게 된다.
선복량 순위도 현재보다 9계단 이상 상승하며 10위권 입성이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UASC는 이날 현재 컨테이너선 44척 26만8557TEU를 보유해 세계 컨테이너선사 순위 19위에 올라 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아시아-유럽항로의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도 UASC의 극초대형선 발주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선박이 발주될 경우 신조 가격이 얼마가 될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다. 머스크라인이 대우조선해양에 20척을 발주한 1만8천TEU급 컨테이너선의 척당 가격은 1억9천만달러였다.
다만 신조선이 취항할 아시아와 유럽의 항만들이 2만TEU급 선박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느냐가 UASC의 극초대형선 발주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UASC는 극초대형선 신조 계획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UASC는 쿠웨이트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실질적인 운영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이뤄지는 범 아랍계 선사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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