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01 14:41
기획/ 하반기 원양항로 중심 운임반등 계속된다
해운경기 대체로 회복세 유지…물동량 강세, 공급조절 노력
올 하반기 해운경기는 세계 교역량 증가로 대체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컨테이너선 운임은 상반기에 이어 반등세를 이어가고 건화물선 운임도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지난달 2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글로벌 해운시황 진단과 글로벌 조선 및 선박금융 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하반기 해운시황 전망을 발표했다.
KMI에 따르면 2분기 원양 및 근해항로 컨테이너선 시황은 물동량 회복과 선사들의 선복량 조절에 따른 선박공급 감소로 시황 회복세가 유지됐다. 근해항로 가운데 한일과 한중항로를 제외한 모든 항로에서 전분기 대비 운임 인상이 이루어졌다. KMI가 발표한 북미항로의 수출 수입 노선 운임지수는 올 1분기 108.4 100.1에서 2분기 109.8 103.7로 상승했다. 유럽항로의 수출 수입 운임지수도 1분기 87.1, 87.1에서 2분기 91.3, 89.3로 오름세를 보였다.
올 3분기 컨테이너 시황은 원양항로를 중심으로 2분기에 이어 반등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항로는 올해 1분기부터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성수기 진입으로 물량이 회복되고 성수기 할증료 부과 등 운임인상 시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공컨테이너 부족에 따른 운임상승요인도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항로의 경우도 운임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선복 감축에 비해 물량 성장세가 강하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대형선 인도로 수급불균형의 부정적인 요인은 여전한 편이다.
근해항로 소폭 운임상승
근해항로는 원양항로에 비해 운임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아시아 역내 선사들의 고질적인 과당경쟁구조와 대형선 투입 등이 걸림돌이다. 동남아항로는 경기회복으로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고 미주 유럽향 운임인상에 따른 선복량이 부족하다는 긍정적인 환경 속에서도 중국 위안화 절상이 변수가 되고 있다. 한중항로는 선사간 최저운임제 시행으로 운임 안정화를 꾀하고 있지만 역시 위안화 절상 효과가 변수다. 한일항로는 선사간 경쟁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소폭 운임하락이 예상된다. 한러항로는 물동량 증가에 대한 기대가 어려워 운임회복에 소극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컨테이너 운송수요는 세계 경제의 주축인 미국의 수출부양정책과 중국의 소득증대에 따라 당초 예상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클락슨은 올해 해상물동량을 전년대비 9.7% 상승한 1억3600만TEU로 내다봤다. 금융위기 이전 해상물동량 1억3100만TEU를 넘어선 수준이다. 클락슨은 지난 3월 말 1억3천만TEU로 올해 물동량을 전망한 바 있으나 미주와 유럽 지역 수요가 호전되면서 예측치를 4.8% 가량 끌어올렸다. 올해 북미항로 물동량은 1990만TEU로 지난해에 비해 8.2% 늘어나고 유럽항로 물동량은 1690만TEU로 11.2%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컨테이너선 공급은 장기적으로 시황 개선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항로 별로는 전체 선박량은 지난해 대비 6.2% 증가한 1290만TEU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말 KMI가 예측한 1493만TEU(11.1% 상승)에 비해 100만TEU 가량 낮아 공급증가 우려가 다소 완화된 것이긴 하지만 수요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란 평가다. 올해 인도예정량은 127만TEU로 전분기 예측치인 193만TEU보다 감소했으며 해체량은 약 22만TEU로 지난해 말 예측치 18만8200TEU를 넘어설 전망이다.
또 계선량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공급 증가 요인이 되고 있다. 6월 중순 집계된 계선량은 전체 선박량의 2.8%인 38만1천TEU로 추정됐다. 3월 초에 집계된 124만TEU(전체 선대의 9.5%)에서 크게 감소한 것이다. 계선량은 지난해 9월 이후 신규서비스 개설과 감속운항, 선박 업그레이드 등으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긍정적인 것은 계선 선박이 이미 상당부분 운항에 투입돼 하반기로 갈수록 감소 속도가 둔화될 것이란 점이다.
용선시황의 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컨테이너용선지수(HRCI)는 1월 335.5포인트에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다 6월 500포인트 돌파 후 빠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6월 넷째주 611.8을 기록했다. 용선지수 상승은 컨테이너선 원양선사들의 감속운항 등 공급조절과 미국 유럽의 물동량 회복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환경으로 컨테이너선 시황은 1분기 회복세에 이어 안정권에 들어설 것으로 KMI는 전망했다.
특히 불안 요소였던 유럽 재정위기 확산과 해운시장의 공급과잉 우려도 계선량 감소 속도 둔화와 미국의 빠른 경제 회복에 상쇄될 것으로 전망된다. KMI 김우호 해운시황분석센터장은 “불안 요인에도 불구하고 회복 국면이 점쳐지는 만큼 올 하반기 적극적인 시장 대응과 내년 이후를 대비한 선대 포트폴리오 점검 등이 주요 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건화물선시장 물동량 강보합세
건화물선 시황은 하반기 들어 공급량 증가 둔화와 물동량 증가에 따라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사들의 공급조절 노력(신조선 인도 지연 등)과 세계 건화물 물동량 증가가 시황을 떠받치는 핵심 요인으로 판단된다. 3분기 이후 운임지수(BDI)는 3000포인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2분기 BDI는 올 1분기 대비 11.2% 상승한 3366포인트를 기록했다. 2분기는 BDI는 5월26일 연중 최고치 4209포인트와 6월29일 연중 최저치 2447포인트를 기록해 변동성이 큰 시기였다. 케이프 선형이 BDI 변동을 주도하는 가운데, 기타 선형의 영향도 커지는 추세다.
다만 전반적인 운임상승과 용선료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긍정적인 추세가 이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2분기 평균 BDI지수는 2000년 이후 장기평균치 3364포인트를 돌파했다. 케이프사이즈급 선박의 일일 용선료도 1분기 2만8500달러에서 2분기 2만9083달러로 상승했다.
올해 건화물선 시황은 지난해에 비해 호전되고 있다. 올해 BDI는 2009년 2617포인트에 비해 약 15% 상승한 3000포인트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조선 인도 지연, 세계경제 회복에 따른 운송수요 증대, 중국·호주·브라질 항만의 체선 악화 등은 시황개선 요인의 영향이다. KMI 패널조사 결과 올해 BDI 연평균 전망치는 3076포인트로 예상됐다.
수요측면에선 총 물동량 증가율이 예상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클락슨은 작년 12월부터 매달 벌크선 총 물동량 증가율 전망치를 계속해서 상향 조정하고 있다. 클락슨은 2009년 12월 5.4%에서 올해 3월 7.1%로 올렸으며 5월엔 7.3%로 소폭 올렸다. 세계 경기회복과 중국 등 대규모 원자재 수입국의 물동량 증가에 대한 신뢰감이 형성된 까닭이다. 올해 1∼5월 동안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8% 상승했다.
공급측면에선 신조선 인도 우려감이 시황 불안 요인으로 지적되나 발주취소, 인도연기 등 공급조절노력이 지속되면서 선박량 감소 효과로 작용할 전망이다. 2분기 이전까지 발주취소량은 20%에 육박했다. 또 인도 연기 선박량은 인도 예정량의 약 35%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인도예정량 1억1천만DWT 가운데 실제인도량은 7천만DWT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조선, 美 석유수요 회복세 vs 공급과잉 압력
유조선 시장의 경우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 운임수준이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 이어 미국의 석유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고 1분기와 2분기에 걸쳐 진행된 주요국 정유공장 유지보수 작업이 완료돼 하반기 석유 수요는 상반기 대비 다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인도 예정선박과 상반기 인도지연된 선박, 저장시설용 VLCC(초대형 유조선) 수요감소 등의 영향으로 공급과잉 압력이 여전하다는 평가다.
올 2분기 유조선운임지수(WS)는 88.5포인트로 1분기 90.3포인트 대비 약보합세를 보였다. 이는 유럽과 미국의 경기 불안감에 따라 지난 5월 WS가 67.5포인트로 하락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2분기 WS 88.5는 1년 전의 36.5에 비해 142.5% 상승했다. 극동향 MR(Medium Range) 석유제품운반선(3만DWT) 운임지수도 1분기 137.5에서 2분기 139.6로 오름세를 보였다.
수요측면에서 중국, 인도 등 비 OECD 국가들의 원유수입 증가에 따른 세계 석유수요의 증가가 예상된다. 공급측면에서 VLCC 인도량은 2009년 1670만DWT에서 올해 1960만DWT로 전년대비 17.4% 늘어날 전망이나 발주잔량 비율은 39.8%에서 35.3%로 줄어 공급 압력은 다소 낮아질 전망이다. 기존 선대 대비 발주잔량 비율은 2008년 35.4%, 지난해 22.6%에서 현재 16.7%로 감소했다.
VLCC 해체량은 지난해 5월 213척에서 올해 5월 193척으로 9.4% 증가했다. 다만 시황 개선에 대한 낙관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신조선 인도 증가, 저장시설용 VLCC수요 감소 등에 따른 선박 공급 증가 우려에 따라 2010년 하반기는 상반기 평균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KMI는 선주들의 계선, 공동운항(pool) 등을 통해 합리적인 선대 조절과 신조 발주 선박에 대한 인도지연 등의 노력을 통해 선박 공급량 증가를 최대한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석유제품선 시황은 공급부담이 다소 완화되고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한 수요 회복으로 하반기에도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KMI 전문가 패널들은 올해 WS를 지난해의 42포인트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한 83포인트로 전망했다. 다만 공급량 증가 우려에 따라 3분기 평균 WS는 75포인트로 둔화되고, 4분기 들어 회복세를 보여 86.3포인트를 기록할 전망이다. 내년 WS 평균치는 86.3으로 전망됐다.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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