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07 10:01
국내 외항선사, 한발앞서 국제회계기준 도입 눈길
국내 외항선사, 한발앞서 국제회계기준 도입 눈길
해운업계가 다른 업종보다 한 발 앞서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을 도입하고 있다.
작년에 STX팬오션이 IFRS를 도입한 데 이어, 대한해운도 올해 1분기 실적부터 IFRS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4대 해운사 가운데 절반이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하는 내년에 앞서 일찌감치 IFRS를 도입한 것.
다른 업종들이 뒤늦은 준비로 우려를 사고 있는 데 반해 이처럼 해운업계가 IFRS를 조기 도입하는 배경에는 '기능통화제 선반영'이라는 이유가 있었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지난 6일 "2008년 말에 기능통화제를 도입하면서 IFRS가 재무제표에 미칠 영향이 선반영됐기 때문에, 해운업계는 IFRS 도입 부담의 80%를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기능통화제가 IFRS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요소만 더하면 IFRS를 도입하는 것과 같았던 것.
그는 "기능통화제를 도입하면서 이미 IFRS를 흡수했기 때문에 몇 가지 조건만 더 도입하면 IFRS와 같았다"며 "1년 뒤에 도입하는 것과 별 차이가 없었다"고 전했다.
한국 금융당국은 지난 2008년 결산 실적 회계부터 기능통화제 도입을 허용했다. 금융위기로 달러-원 환율이 급변한 탓에 달러로 배를 짓고, 화물을 운송하는 조선·해운업의 장부가 크게 왜곡됐기 때문이다.
당시에 기능통화제를 서둘러 도입했던 해운업계는 기존 회계에서 IFRS 체제로 미리 이행하게 된 셈이다.
STX팬오션은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하면서 지난 2005년부터 IFRS 회계를 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벌써 6년째 IFRS 회계를 해왔다.
세계에서도 한국의 도입시기가 빠른 편인데, 그런 국내에서도 생소한 때에 IFRS를 도입한 STX팬오션은 IFRS가 해운업계에 유리하다고 자평하고 있다.
STX팬오션 관계자는 "기능통화제를 도입하면서 IFRS의 장점을 미리 수용하게 됐다"며 "IFRS의 기능통화제는 달러 기준으로 회계를 하기 때문에 외화환산 회계 왜곡을 덜어줘 해운업계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금융위기로 재작년에 해운시황이 급하게 꺾인 탓에 국내 해운사들에 대한 불신이 고조됐지만, IFRS 회계 덕분에 STX팬오션은 해외에서 신뢰를 잃지 않았다.
그는 "해외에서 STX팬오션이 믿을만 하다고 인정받은 이유는 IFRS"라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털고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대한해운과 STX팬오션은 급변하는 선박 가격을 그때 그때 재평가하기보다 도입가격에 고정시키고 감가 상각하는 방식으로 IFRS 위험도 덜었다.
한편 양대 해운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내년부터 IFRS를 도입할 예정이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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