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01 15:07

호주항로/운임수준 아직은 견고…5월이 문제

선박대형화, 선복통합 결별 예고
호주항로는 물동량 상승세에다 선사들의 선복조정 노력이 더해지면서 운임 수준도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5월 이후 일부 선사들이 선박대형화를 꾀하고 있어 향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호주 항로 물동량은 올해 들어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지난해 상반기 실적이 급락했었던 까닭이다. 아시아호주협의협정(AADA)에 따르면 2월 한국발 호주행 컨테이너물동량은 20피트 컨테이너(TEU) 4500개로 집계됐다. 전달인 1월 물동량 5300개에 비해선 크게 떨어진 실적이긴 하지만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12.7%나 늘어났다. 2008년 실적보다도 높다. 2008년과 2009년 2월 물동량은 각각 4278TEU, 3992TEU였다.

이로써 1~2월 물동량은 9800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9% 늘어났다. 선사측 관계자는 “3월 물동량도 늘어나고 있는 편이다. 작년 실적이 상반기에 안 좋다가 하반기부터 좋아졌던 것에 미뤄 올해 상반기 실적은 작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물동량 성장세에 힘입어 운임수준도 안정적이다. TEU당 1300~1400달러가 유지되고 있다. 지난해 말 성수기와 비교해 소폭 하락한 것이지만 현재 호주항로가 비수기라는 점에 비춰 높은 운임수준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물동량 호조에 더해 선사들의 선복조정이 주효했다고 볼 수 있다.

AANA그룹(차이나쉬핑·ANL·OOCL)과 NEAX그룹(케이라인·코스코·MOL·NYK)이 지난해 12월 초 서비스 통합을 통해 2700TEU의 선복을 줄였다. 이어 AAS그룹(현대상선·에버그린·하파그로이드·함부르크수드·APL)도 2월 말부터 머스크라인·MSC와 손을 잡고 공동서비스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긍정적인 모습도 5월 이후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일부 선사들이 선박 대형화를 추진하고 있는데다 선복통합을 했던 선사들이 다시 갈라서기 때문이다. 한진해운과 STX팬오션, 중국 시노트란스가 참여하고 있는 CKA그룹은 5월 중순께부터 선박을 기존 1800TEU급에서 3200TEU급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거기다 지난해 시황 악화로 빠졌던 흥아해운의 빈자리에 대만 양밍라인을 받아들였다. 양밍라인은 5월16일 동급선박의 부산항 입항을 시작으로 서비스에 참여할 예정이다. CKA그룹의 선박구성은 한진해운 2척(3200TEU), STX팬오션과 양밍라인 각각 1척(3200TEU), 시노트란스 1척(1800TEU) 등이다.

게다가 선복통합으로 시황안정화에 기여했던 NEAX와 AANA가 빠르면 5월 말부터 결별하는 것도 시황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이들 선사는 작년 12월부터 6개월간 서비스 공동운항을 하기로 합의했던 터였다. B사 관계자는 “선사들이 선복을 추가 투입하는게 향후 시황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시황이 좋아지는 기미를 보이면 매달아둔(계선한) 선박들을 투입하려는 유혹이 생기게 되고 그렇게 되면 운임도 내려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이경희 기자/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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