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19 11:25
지난 3/4분기 실적을 보면 국내 상장 조선사들간의 명암이 확인이 갈리고 있다. 대형사들은 과거에 비해 개선된 실적을 발표하며 상대적으로 건재함을 과시했으나 일부 조선사는 실적이 줄어들며 불황에 따른 타격이 서서히 가시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대형 조선사들의 실적은 대체로 양호했다. 지난달 29일 현대중공업이 발표한 3.4분기 실적은 매출액 4조9859억원, 영업이익 5317억원, 당기순이익 5339억원이었다. 매출액이 전분기에 비해 6.5% 가량 감소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54.6%, 82.9% 증가했다. 삼성중공업도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각각 39.4%, 87.1%, 22.3% 늘어난 호실적을 발표했다.
대우조선해양도 3.4분기 매출액은 3조97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4.9% 줄었으나 영업이익이 1587억원을 기록, 전년동기대비 48%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191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조선부문 영업이익률이 1.8%에 그쳐 전분기에 비해 3.5%포인트나 급락했다. 회사측은 강재, 기자재 가격이 비싸서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 외 상장 조선사들의 실적은 엇갈리며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STX조선해양은 3분기 후판인하효과가 반영되며 전년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했고 STX팬오션 지분 매각에 따른 차익이 유입되며 당기순이익에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현대미포조선은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각각 전년동기대비 10.2%, 34.9%, 42.7% 줄어든 8343억원, 944억800만원, 813억2200만원을 기록했으며 한진중공업도 영업이익이 79.4% 급락하고 당기순이익은 적자전환하는 등 불안한 실적을 보였다.
이런 조선사들의 실적에 대해 업계는 어렵게나마 버티고 있으나 앞으로가 문제라는 반응이다. 해운업황 회복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조선사들의 화두는 `생존`일 수 밖에 없는데 이들 중 누가 살아남을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것.
빅3의 향후 실적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수주잔고도 상대적으로 풍부하며 무엇보다 이들은 상선 외에 해양플랜트라는 대안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들의 3분기 실적은 해양플랜트 부문 매출이 효자 노릇을 했다는 분석이 많다. 올해 연말과 내년에도 대형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발주가 예정돼있어 빅3 조선사들에게는 그나마 희망이 되고 있다.
그러나 해양플랜트의 수익성에 대해서는 업계의 의견이 나뉜다. 이종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해양플랜트 시장이 수요자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어 국내 조선사들의 기술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만족스러운 수준의 수익성을 거두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광식 교보증권 연구원은 "해양플랜트 부분의 수익이 100% 영업활동에 의한 실적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삼성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이 이 부분에서 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호주 고르곤 해양플랜트 프로젝트의 수익성에 대해서도 업계에서 의심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STX조선해양과 현대미포조선도 업황 하락에 따른 타격을 피할 수는 없으나 인도 스케줄의 조정, 원가절감 노력 등을 통해서 버틸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한진중공업. 한진중공업이 3.4분기 당기순이익 기준 적자를 기록한 가장 큰 원인은 자회사인 필리핀 수빅조선소의 적자에 따른 지분법 손실이다. 최광식 연구원은 "내년부터 수빅 조선소에서 지분법 평가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달성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조선사들의 4분기 매출액은 해운사들과의 인도일정 조정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해운사와 조선사의 인도지연 협상이 마무리돼 수주잔고가 안정화되면 선수금 유입 등이 원활해져 매출액이 증가하고 미반영된 후판가격 하락분이 반영되면서 수익성도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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