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15 08:55
대형 국내외항업체, 캠코에 선박 대거 매입 신청
국내 대형 해운업체들이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경영난을 견디지 못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선박매입 프로그램에 선박을 대거 매물로 내놓고 있다.
캠코는 해운업 구조조정을 위해 최대 4조원 규모의 선박펀드를 조성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캠코는 지난달 5일 해운업체로부터 모두 72척의 선박에 대한 매입신청을 받은 뒤 내부 심의를 거쳐 최근 62척을 1차 매입대상으로 확정했다.
이중 한진해운과 현대상선과 STX팬오션, 대한해운 등 국내 해운업체 빅 4는 모두 28척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해운은 20여척을 신청했으나 16척에 대해 매각 협상이 진행중이다. 한진해운은 사선 65척과 용선 124척 등 모두 189척 가운데 8.5%를 매물로 내놓은 것이다.
컨테이너선 59척과 벌크선 97척 등 모두 모두 156척의 선박이 있는 현대상선은 6척을 매각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STX팬오션은 6척을 매각신청했으나 2척은 가격조건이 맞지 않아 벌크선 4척에 대해서만 매각 협상이 진행되고 있고, 대한해운은 2척을 매각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체 빅 4가 내놓은 선박이 절반 가까운 45%를 차지한 것은 해운업계의 경영난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캠코는 이들 해운업체들과 시장 가격을 기준으로 선박 매입 협상을 벌이고 있다. 선박 가격은 클락슨과 펀리 등 해외 6개 전문평가기관 중 2곳과 국내 안진회계법인이 산정한 가격 중 낮은 가격이 적용된다.
굿모닝 신한증권 이종환 연구원은 "신조선가 지수의 경우 지난해 8월 190에서 이번주 149로 21.5% 하락했지만 중고선가의 경우 클락슨에서 지난해 10월 이후 가격을 발표하지 않고 있어서 정확한 가격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캠코 관계자는 "이르면 이달말~다음달초에 첫 매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박 매각 방식은 대부분 '소유권이전 조건부 나용선(BBCHP) 방식'이다. 이는 해운사들이 선박을 매각한 뒤 이 배를 일정기간 빌려 사용하고 이후 되사는 조건으로 선박을 매각하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캠코 관계자는 "62척 중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BBCHP 방식이라며, 선박을 매각한 해운사들은 2014년 12월에 판 가격에 선박을 되사야 한다"고 밝혔다.
해운업체들은 올들어 회사채를 앞다퉈 발행했다.
한진해운(6천억)과 현대상선(6천4백억), STX팬오션(3천5백억), 대한해운(2천억) 등 해운업체 빅 4는 올들어 1조 7천 9백억원 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더 이상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선박을 대거 매물로 내놓은 것이다.
문제는 해운시황이 상당기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는 주요 해운사들이 거의 적자를 보았고, 2분기에도 1분기 수준의 적자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며 "다만 벌크선사는 적자폭이 줄어들긴 하겠지만 흑자를 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재학 연구원은 "해운시황을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고 전제하고 "올해는 해운시황 회복이 어렵다"며 "내년 3.4분기는 돼야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신민석 연구원은 "해운시황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운임지수인 BDI(발틱화물운임지수)는 지난해 9월부터 급락해 지난 1월을 저점으로 점진적으로 회복을 보이고 있지만 해운선사들이 이익을 낼 수 있는 의미있는 수준까지 아직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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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석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는 올해보다는 내년 상반기 회복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해운시황도 내년 2분기부터 점차 개선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캠코는 1차 선박 매입이 완료되는 대로 2차 선박 매입에 나설 예정이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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