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02 14:10
호주항로/"2차례 운임인상 모두 성사 안돼"
지난달 이후 물량 회복 조짐…운임회복 청신호?
호주항로는 2차례 실시한 운임인상이 모두 무위로 끝나면서 선사들을 한숨짓게 했다. 물동량 약세가 계속 되고 있어 선복량 감축의 약발이 먹히지 않은 셈이다.
취항선사들은 지난달 들어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50달러의 운임인상을 실시했다. 유가할증료(BAF)를 포함한 총액 운임이 500달러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심각한 채산성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이었다. 지난 4월15일에 이은 두 번째 시도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물동량이 예상만큼 따라주지 못한데다 선사들 간에도 운임회복을 놓고 통일된 모습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A선사 관계자는 “물동량 약세가 계속 이어지면서 인상분을 하주측에 적용하는 게 쉽지 않았다”며 “하주들도 운임인상이라는 부분에 대해선 공감하면서도 그 수준에 대해선 수긍하지 않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게다가 세계 1위 컨테이너선사인 머스크라인이 운임회복에 미온적인 것도 운임회복 실패에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머스크라인은 지난해 11월 취항선사 단체인 AADA에서 탈퇴한 후 독자적인 운임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두 차례 실시된 이번 운임회복에 대해 모두 소극적인 모습으로 일관해 다른 선사들의 원성을 샀다. 지난 5월1일 첫 운임 회복에 나섰다가 사흘 뒤인 4일 이를 철회했으며, 6월 운임회복은 실시조차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다른 취항선사들은 “시장의 20% 가량을 장악하고 있는 거대선사가 시장 안정화를 위해 노력해줘야 하는데 오히려 다른 선사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선사들은 두 차례 운임인상이 성사되지 못했지만 지속적으로 운임 회복에 나서겠다는 태세다. 특히 AADA 회원선사들은 BAF 포함 650달러선까지 운임을 회복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B선사 관계자는 “물동량이 크게 좋아지지 않고 있지만 선복을 많이 줄여서인지 지난달 중순 이후 물량이 넘치고 있다”며 “이달 들어서도 선복 부족이 이어지고 있어 운임회복을 위한 여건은 마련된 셈”이라고 말해 운임회복에 나설 계획임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지난 4월 말 ANL·차이나쉬핑·OOCL과 일본 3대선사, 코스코가 서비스를 통합하면서 부산항 기준 30%의 선복 감축을 단행한 것이 서서히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5월 한국발 호주향 수출 물동량은 약 4500TEU를 기록, 지난해와 비교해 16%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까지 누적물동량은 2만1700TEU로 8% 하락했다. 이 실적은 머스크라인 물동량을 추정해 집계한 것이어서 정확도는 떨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나 중국은 20~30% 가량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과 비교할 때 양호한 수준이라 볼 수 있다”면서도 “우리나라는 작년에 이미 한 차례 물량 감소를 겪었기 때문에 올해 들어 감소폭이 크지 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취항선사 단체인 아시아·호주항로협의협정(AADA)은 10일부터 BAF를 TEU당 325달러로 인상한할 계획이다. 호주항로 BAF는 지난 5월 이후 125달러 인상됐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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