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해양항만청(청장 주성호)은 기축년 한해 선박직원들의 안전항해를 기원하고, 부산항을 찾는 많은 외국 선박들에게 포근한 고향의 향수를 전달하기 위해 10일 오후 6시에 부산항 입구의 조도방파제동단등대에서 ‘2009년 안전항행 기원 등대트리’를 내년 1월10일까지 점등해 부산항 입구를 밝힐 예정이다.
등대 트리는 높이 25m의 등대에 총길이 1,500m, 약 15,000개의 점멸 전구를 설치하고 전구 사이에는 “가족들 간의 사랑에 대한 마음의 편지 보내기” 행사에 참여한 애틋한 사랑이 담긴 편지 100여통을 함께 묶어 등대 불빛을 타고, 파도를 넘어 편지 사연을 전달하게 된다.
편지 공모전 당선작인 박순희씨는 ‘신혼생활 두달만의 첫 이별 때, “몇년만 참자, 내 돈 많이 벌어 후딱 배 내릴게, 그동안 뱃속에 있는 애나 잘 키우래이” 하면서 떠난 약속이 벌써 20년 세월이 됐다며, 그간 함께한 날보다 떨어져 있었던 날이 훨씬 많았지만 남편에게 “둘이지만 한 몸같이 서로가 사랑하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연리지(連理枝)같은 사랑이 됐으면 한다”고 사연을 전했다.
우수상 수장자인 조정애씨는 현대상선에 승선중인 남편 김재호씨에게 “천년을 살아도 일그러진 일상보다는 해뜨면 해를 바라보고, 달이뜨면 달을 바라보고, 비가 오면 비에 젖어도 보고, 누구나 살아가듯 그렇게 같은 하늘아래 오랜 세월 함께 숨쉬며 당신과 함께 살고싶어요”라고 헤어져 있는 그리움을 표현했다.
우수작 이혜수씨는 승선중인 아들에게 ’고교시절 근로장학생으로 쓰레기를 소각하는일을 하고, 집떠나 자는게 싫다며 엄마 마음 상하지 않게 수학여행을 포기했던 아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지는 아픔과 미안한 마음‘이라고 전하며 ‘미국 대통령 오바마도 어려운 시절을 보내듯 더 큰 꿈을 향해 도전하는 사람이 되어 달라며“ 미안함과 그리움을 함께 전달했다.
이번 공모전 심사를 맡은 브니엘여고 박홍배 교장선생과 조혜경 한국편지가족 부산·울산·경남지회장은 “편지는 얼어 붙은 마음을 녹이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을 연결하는 아름다운 글로서 이번 트리에 장식될 글들은 모두가 상을 받을 만한 아름다운 글들이었다”고 말했다. <한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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