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01-30 13:49

[ 해운항만업계 재도약위한 정부조직 탄생돼야 ]

부처·기관이기주의 발상 과감히 배격해야

정부조직개편위원회의는 해양수산부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첫안을 마련해 놓
고 해운항만업계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관련 지난 16일 국회의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정부조직개편을 위한 공
청회」에서 해양수산부의 존폐문제가 핫이슈로 거론됐다.
출범한지 1년반도 안돼 해양수산부가 해체돼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현정부
의 졸속적인 정부조직개편에 대한 원망도 나왔고 현 해양수산부 역할의 중
요성에 대한 강한 의지도 제기돼 해운항만업계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정보조직개편위는 제1안으로 해양수산부를 폐지하여 수산기능은 농림부와
통합해 「농수산부」로 개편하고 해운항만기능은 건설교통부로 이관한다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운송물류 총합기능 부처 절칠

또 해운항만기능을 담당할 해운항만청을 새로 건설교통부 소속으로 신설하
고 수산기능은 농림수산로 이관한다는 것이다. 수산통계기능은 통계청으로
이관하고 어업지도 기능은 자치단체로 이관하는 한편 선박검사 기능은 민간
으로 이양하고 해양환경 및 해양연구기능은 소관을 조정한다는 방안이다.
해양경찰청의 경우는 제 1안으로 경찰청에 통합하는 문제, 제 2안으론 건설
교통부 소속 외청으로 이관하는 문제가 제기됐다.
한편 제 2안은 현행 해양수산부체제를 유지하는 것이다. 다만 어업지도 기
능은 자치단체로 이관하고 선박검사 기능은 민간으로 이양한다는 안이다.
한편 해양수산부와 조직개편안과 관련된 농림부의 경우 개편방안으로 제 1
안은 해양수산부와 통합하여 농림수산부로 개편해 과거체제로 다시 돌아가
는 안과 제 2안으로 농림부, 농촌진흥청, 산림청을 통합하여 농림부로 개편
하는 것이다. 3안은 농림부는 현행 유지하되 본부 및 소속기관의 조직을 정
비하여 농촌진흥청 및 산림청을 1급청으로 조정한다는 것이다.
건설교통부는 현행체제를 유지하되 규제개혁과 민간이양을 통해 기능 간소
화를 추진하고 철도청은 公社化 또는 민영화를 추진한다는 제안이다.
신정부의 정부조직개편은 단순한 정부조직의 축소나 통폐합을 넘어 정부와
민간의 역할과 기능의 재정립이라는 전반적인 행정개혁작업의 일환으로 이
루어져야 하며 공공부문 전체에 대한 전면적인 기능재조정으로 이해돼야 한
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중앙행정기관인 원·부·처·청의 조직개편 못
지 않게 각종의 위원회, 연구기관, 공단, 기금, 국책은행 등 준정부조직에
대한 개혁의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할 수 있으며 정부수립이후 별다른 변화
없이 유지돼 온 지방정부의 조직과 체계 역시 새로운 행정환경에 맞추어 재
조정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조직개편은 기곤의 조직운영방식이나 인사 및 예산시스템의 개편과 동
시에 이루어질 때 소기의 성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되
며 정부조긱개편은 단순한 리스트럭철잉의 차원이 아니라 리엔지니어링을
수반한 개편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한 조직의 감축관리의 차원이 아닌
리엔지니어링을 동반한 조직개편이야말로 새정부의 정부조직개편의 요체라
고 할 수 있다는 것.

리엔지니어링 동반 조직개편

한편 정부조직개혁이 무조건적인 정부조직의 감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정부조직의 개혁은 정부의 기능에 대한 재검토을 통해 불필요한 기능을 축
소·폐지하고 필요한 기능은 신설·확대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정부기능의 중심은 집행기능이 아니라 정책기능에 주어져야
할 것이며 정부가 직접 노를 젓는 집행기능은 이제 줄이고 정부는 올바른
방향을 잡아주는 정책기능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정부기능은 정책기능보다는 집행기능이 지나치게 비대했다고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정책기능의 부족이 오늘의 위기의 원인이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선 중앙정부의 정책부서는 확대해야 하고
집행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중앙정부의 일선기관과 산하기관은 대폭 축소하
거나 지방정부 또는 민간에 그 기능을 이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이와함께 미래의 조직은 열린조직을 지향하고 있으며 이는 또한 다양한 조
직의 존재를 인정하고 조직간의 관계를 인정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는
해석이다. 다원화된 사회에선 다원화된 조직이 필요하고 이들 조직간의 상
호작용을 통해 가치를 결집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정부조직은 다원화라기보다는 나눠먹기식 영역분할의 성
격을 띠고 공익의 추구보다는 부처간의 이익 다툼에 많은 힘을 소모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이는 그동안 정부조직이 닫힌 조직으로 운영돼 왔고 다원화
된 가치를 조정하는 기능이 매우 취약했다는 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부처이기주의를 없애는 방법이 거대조직으로의 단순한 통폐합이 될
수는 없고 과거 거대조직으로의 통폐합은 오히려 다원화의 장점을 할용하지
못하게 하고 일방적인 가치의 강조라는 역효과만을 초래한 교훈을 남겼을
뿐이라고 밝히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정부조직의 열린 조직으로의 전환과
조정기능의 강화에 있다는 것이다.

업계 의견 경청해야

열린조직으로 전환하기 위해선 민간부문 전문가의 공직 등용과 조직간의 인
적교류의 활성화가 필요하며 조정기능의 강화를 위해선 조정기능을 수행하
기 위한 예산, 인사등의 수단이 반드시 부여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
다.
이같은 지적들은 해양수산부의 향후 갈길을 암시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트다
는 것이다.
해양수산부의 존폐문제에 앞서 해운항만업계나 수산업계가 해양수산부의 통
합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것을 얻었고 반면 불요불급의 요소들을 방치해 놓
았는가를 자체 평가해야 할 때라는 것이 일부 관계자들의 변이다.
부처 이기주의니 기관이기주의니 더나아가 업계 이기주의니 하는 말은 국가
부도사태지경에 이른 현상황에선 철부지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
다. 이제는 21세기를 목전에 두고 거국적인 혜안을 갖고 해운항만업계의 발
전을 진정 걱정하는 정책수앵 부처의 탄생을 업계나 정부가 함께 일궈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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