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위원회, 준예산 214억6천7백만원 책정
인천항만공사(IPA.Incheon Port Authority)가 11일 대회의실에서 개청 행사를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서정호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1976년 인천지방해운항만청에서 공직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각오로 혼신의 힘을 다해 임기가 끝나는 3년 뒤에 초대사장의 소임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와 항만 이용업계 대표, 학계 전문가 등 11명으로 구성된 IPA 항만위원회는 이날 첫 회의를 통해 만장일치로 이기상(69·인천항발전협의회장) 항만위원을 위원장에 추대했다.
또 2005년도 인천항만공사 준예산으로 214억6천700만원을 책정하고 인천항만 시설사용 및 사용료 규정을 심의·의결했다.
인천항만공사 출범에 따라 향후 인천항 개발과 항만 운영은 정부가 주도하던 방식을 벗어나 민간기업 경영원칙을 표방한 항만공사 주도로 바뀌게 된다.
인천항만공사는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 담당해오던 항만의 신규 건설 및 유지보수 사업과 아울러 항만시설 사용료 징수, 국제여객터미널과 갑문 관리·운영, 선박입·출항 신고 업무 등을 담당하게 된다.
인천해양청은 공사 출범 이후에도 해양환경, 수산, 여객선 관리, 선원, 항로표지 업무는 계속 맡게 된다.
부산에 이어 국내 두번째로 출범하게 되는 인천항만공사는 사장, 감사, 3개 본부 14개 팀 110여명으로 구성됐으며 인천시 중구 항동7가 정석빌딩 1, 2, 5층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인천항만공사는 인천항 내항, 남항, 북항의 토지와 건물 등을 현물 출자, 2조676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독자적인 예산권과 인사권을 갖는 공기업적 특수법인이다.
인천항만공사는 접안료, 화물 입출항료, 국제여객터미널 이용료 등 시설 사용료와 창고 및 야적장 사용료, 부두 임대료 등 임대 수입이 주 수입원이지만 중장기적으로 항만관련사업 투자 및 출연을 통해 수입 기반을 확충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공사는 또 이용자의 수요 및 경쟁항만 정책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며 전문조직과 인력으로 공격적인 마케팅활동을 벌여 화물 유치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급변하는 국제물류환경과 갈수록 치열해지는 동북아시아 국가들의 중심항만(Hub-Port)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1999년 3월 국무회의에서 항만공사제를 도입키로 결정하고 우선 재정자립도가 높은 부산항과 인천항을 대상으로 삼았다.
미국 뉴욕, 뉴저지, 시애틀항과 영국 런던항, 호주 시드니, 멜버른항, 뉴질랜드 오클랜드항 등 물류 선진국의 상당수 항만들도 다양한 투자 재원을 확보할 수 있고 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항만공사제를 시행하고 있다.
인천항의 경우 기존의 정부 관리체제로는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는 북중국항만들과의 경쟁이 버거울 수밖에 없다는 분석 때문에 항만공사제 도입을 늦출 수 없었다.
또 북한의 해주항, 신의주항 시설의 노후화로 개성공단 등 향후 북한 경제특구의 물류수송을 인천항에서 담당해야 한다고 가정했을 때 능동적이고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닌 항만공사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도 커진 상황이다.
인천항만공사의 출범으로 가장 먼저 기대되는 효과는 전문성을 지닌 인력의 활용이다.
기존 중앙정부 관리하에서는 공무원들의 순환 보직으로 전문성 확보가 사실상 어려웠지만 국제전문인력과 경영전문가 등을 계약직으로 수시 채용할 수 있다.
이 경우 경쟁력을 갖춘 인력이 장기간 업무를 전문적으로 담당하게 돼 외국 주요 선주와 화주 및 항만간 인적 네트워크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전국 항만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항만 이용료 체계를 벗어나 탄력적으로 요율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에 이용자 수요와 경쟁항만 정책 등 환경 변화를 고려한 이용료 체계 수립과 조정이 가능하다. 장기적으로는 뉴욕·뉴저지 항만공사처럼 항만 배후도로 및 교량 건설과 같은 신규 사업 진출도 꾀할 수 있으며 자체 부두 건설 및 운영을 통한 노하우 축적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도 노려볼 수 있다.
한편 인천항만공사는 15일 인천 송도라마다호텔에서 오거돈 해양수산부 장관과 항만유관단체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기념식을 가졌다.
<김정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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