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01-30 11:49
김상진 다우해상(주) 부산영업소
삼백 예순 다섯 날, 손가락으로 헤아리기엔 벅찰만큼 무척 많은 날들이면
서도 돌아보면 왜 이렇듯 빠르기만 한 것인지. 아마도 새로운 한해를 맞이
할 기대감보다는 그저 아쉽게만 보내버린 하루들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큰
탓이리라.
대학 졸업 후 막연하리만치 큰 꿈들을 그대로 간직한 채 사회에 진출한지
라 적어도 내겐 다시는 맞이할 기회가 없을 지난 병자년이 더욱 아쉬울밖
에….
연이은 파업사태와 안개 속의 정국 틈 사이로 아련하게 비취지는 햇살이
오직 내 몫이기만을 바라는 지나친 이기로 학원과 가정의 보호에서 이미
내동댕이 쳐진 자신을 추스려 이젠 홀로설 수 있는 강한 남자가 되고프다.
정초의 소망이라는 도형이 연말의 결산이라는 도형과 아무쪼록 합동이길
바라는 과욕마저도 현실성 있어보이는 자신에 대한 무한한 관대와 그리고
자신의 안녕을 위해서라면 추호의 타협도 용납못하는 철저한 냉정을 야누
스의 얼굴처럼 양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백과 적이 분홍을 만들 듯 적절히
조화시켜 항상 간직하고 싶다.
너무 완벽한 계획을 세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지느니 막
연한 계획하에 적당한 결실을 바라는 무사안일이 몸에 익어버린 자신을 탓
하면서 ‘올해 만큼은, 올해 만큼은 꼭’을 벌써 몇 년째 헤아리는지 안타
깝긴 해도 정말 올해만큼은 항상 푸른 빛 아름다운 솔잎같은 젊음이길 간
절히 바란다.
아울러 주제넘게 바라건데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젊은이들이여!!!
오늘이 없는 내일이 있을 수 있겠는가? 화려하기만 할 것 같은 환상적인
내일을 도모하기 전에 비록 숨이 멎을만큼 힘겹다 하더라도 차라리 그런
오늘을 더 사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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