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8-10 14:17
(서울=연합뉴스) 현대중공업의 초대형 원유설비인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설비)가 지난해 태풍 '매미'에 따른 일부 파손에도 불구, 조기에 발주처에 성공적으로 인도됐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1년 7월 미국 엑손모빌사에서 7억6천800만 달러(약 9천억원)에 수주한 '키좀바-A FPSO' 프로젝트를 완료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 2월 출항한 이 설비는 3개월의 항해와 현지 마무리 작업 끝에 지난 8일 오전 1시 앙골라 북서쪽 3백70㎞, 수심 1천2m 지점의 '블록-15' 유전에서 첫 원유 생 산에 착수했다.
이번 설비는 자체 총중량만 8만5천t에 달하는 초대형 설비로 계약 체결 당시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단일 공사로는 최대 규모였다.
현대중공업은 턴키 베이스로 수주, 선체와 거주구, 상부 구조물 등 제품 전체의 설계, 구매, 제작, 시운전 등을 맡았으며 당시 대형 다국적 기업이 독점하던 해양설비 시장을 본격 개척하면서 후속 공사 수주에 물꼬를 트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전국을 강타한 태풍 매미의 피해로 FPSO가 떠내려가면서 다른 선박과(PC선)과 충돌, 일부분이 파손돼 납기 차질과 함께 현대중공업의 매출 손실 등이 예상됐었다.
당시 엑손모빌사는 천재지변에 의한 불가항력적 요인을 인정, 인도 일정을 당초 올 7월에서 9월5일로 2개월 연장하는데 합의했으나 현대중공업은 연장된 일정보다 한달이나 앞서 인도를 마무리, 시운전을 완료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현대중공업은 건조 후 앙골라 현지로 이동하는 3개월간 103명의 인력을 투입, 미진한 부분을 보완토록 하는 등 고객에 대한 신뢰 회복을 위해 만전을 기했으며 이에 대해 엑손모빌측은 극찬했다는 후문이다.
이번에 인도된 FPSO가 한달간 생산해 낼 수 있는 원유 규모는 약 750만 배럴로 엑손모빌사로는 원유 생산 1개월분만큼의 이익을 추가로 얻게 된 셈이다.
특히 최근 고유가 행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달간 원유생산 물량은 3억 달러에 달해 현대중공업은 엑손모빌측에 적지 않은 경제적 이익을 안겨다줬다고 자평하고 있다.
'키좀바-A FPSO'는 길이 2백85m, 폭 63m, 높이 88.5m 규모로 1일 25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정제할 수 있으며 총 220만 배럴의 원유 저장능력을 갖고 있는 일종의 대형 해상 원유공장으로 1백여명이 거주할 수 있는 생활시설을 갖추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지에서 원유 생산작업도 매우 순조롭게 진행 중으로 태풍 매미 등의 후유증에도 불구하고 계약 후 3년 만에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은 우리나라의 해양설비 기술이 이뤄낸 쾌거"라고 전했다.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