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8-22 18:25

<시론>부산항의 위기와 과제

<김창남 신선대컨테이너부두터미널 대표이사>

지난 7월 11일 중국정부는 대·소양산 착공 1주년을 맞아 국내외 기자 100여명을 초청하여 공사현장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2005년까지 1단계 공사 5선석과 2006년 2단계 공사 4선석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면 3년 후인 2006년 이후부터 상해항은 수심 16m이상 9개 선석에 550만TEU를 처리하게 된다.
이것은 현재 부산항 북항 전체 처리능력과 맞먹는다. 물론 상해항은 2020년까지 총 11km의 안벽에 모두 33-35개 선석을 개발하여 2천만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할 계획이다. 상해시 당국은 대·소양산 개발은 상해를 동북아 물류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부산·일본 등 외국 항만에서 처리하고 있는 중국 북부지역의 환적화물(T/S)을 흡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청도항은 어떤가. 현 130만TEU의 처리능력을 2009년까지 도합 8개 선석 규모에 600만TEU를 처리할 프로젝트를 P&O Ports, Maersk 등 외국 선사와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2002년도를 기준으로 부산항의 T/S화물은 전체물량의 41%이다. 신선대터미날(PECT)의 경우 T/S화물 46%중 상해지역은 22%이고 나머지는 모두 상해 이북지역의 T/S화물이다.
그렇다면 3년후 상해 대·소양산 1·2 단계 사업이 완료되는 시점에서 북중국 화물 유치를 위한 경쟁은 상해항과 부산항이 치열한 경쟁관계에 들어갈 것이다.
그러나 청도항이 완공되는 6년 후부터는 오히려 상해항과 청도항간에 북중국 T/S화물 유치의 경쟁관계를 형성할 소지가 크다. 10년 이내에 부산항은 현재의 세계 3위의 위치에서 일본의 고베항처럼 추락하지 않는다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최근 들어 이런 불안감을 심상치 않게 피부로 느끼고 있으며 미래가 불투명함을 더욱이 지워버릴 수 없다. 외국선사들은 중국측 항만의 선석이 허락하는 한 주(主) 기항지를 상해, 청도, 닝보 등으로 이동할 계획인 것 같다. 요즈음 실제로 그런 일이 일부나마 일어나고 있다. 지금까지 부산항은 중국의 급속한 경제상황과 항만시설 부족 현상으로 힘 안들이고 화물이 증가하며 세계3위를 누렸다. 이제부터 부산항은 위기를 맞을 준비를 해야할 것이다.
그러면 지금 정책 당국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 부산항이든 광양항이든 신항만 건설만 하면 동북아 물류중심국이 되는 줄 알고 있는 것 같다. 우리와 경쟁관계에 있는 주변국가치고 항만개발을 서두르지 않는 지역이 있는가?
부산항은 지리적 위치와 매년 7-8%의 중국 경제의 계속적인 성장 그리고 신항만 개발계획 등을 감안할 때 분명 동북아물류 중심국가가 될 수 있는 장점이 충분하다. 그러나 중국 경제의 성장과 항만의 빠른 개발 계획은 우리에게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던져 주고 있다.
중국항만과 경쟁에서의 우위 확보와 환적화물 유치 등 동북아 물류중심이 되기 위한 실천과제를 몇 가지로 요약한다면 충분한 인프라 구축, 생산성, 편리성과 서비스의 개선, T/S화물의 인센티브 제도 등으로 열거할 수 있다. 그러나 주변국 항만간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 하나만을 핵심적으로 제안한다면 그것은 노동문제의 해결이다.
첫째, 임금인상과 구조문제이다. 우리는 매년 5%이상씩 인상해야 한다. 생산성 또는 처리물량과는 무관하다. 매년 무조건적 임금인상은 비용절감을 최대 목표로 두고 있는 선사입장에서는 한국항만을 버릴 수 밖에 없다. 최근 현장에서는 그런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고 몇 년 후에 분명 나타날 것이다.
둘째, 항만 인력공급의 유연성이다. 물량이 전년보다 조금 증가해도 노조측에서는 인원증가를 들고 나온다. 이것은 터미널 측의 비용증가로 이어지고 다시 하역요율 인상문제로 귀결된다. 세째, 물류중심국이 되기 위해서는 선사의 이탈을 막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비용절감목표를 충족시켜주어야 한다. 중국항만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길은 부산항 기항선사들에게 최대의 저렴한 비용을 제시하는 길밖에 없다. 이것이 장차 중국항만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길이요, 북중국 T/S화물이 부산항을 떠나지 않게 하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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