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9-06 10:37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가, 泥田鬪狗 현장인가? 한·중 ‘컨’ 항로

작년 한중간 컨테이너 항로의 총 물동량은 130만9천TEU로 2000년의 118만1천TEU에 비해 대략 11% 정도 증가했다. 9.11 테러를 비롯한 전반적인 세계 경제 침체로 전세계 해운시장이 뚝뚝 떨어지는 물량을 아무런 대책 없이 바라만 보아야 했던 작년 유일하게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던 곳이 중국이었고, 중국은 결코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중국 항만에서 처리된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세는 약 19%에 달했다.
한중 항로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6년부터 한중 항로는 매해 20%를 웃도는 증가율을 보이며 성장하였다. 단 한 차례 1997년 말 몰려온 외환위기로 고생하던 1998년도 실적을 제외하고는. 오히려 1999년에는 그 1년의 감소세를 보상이라도 하려는 듯 26.5%의 증가율을, 그 다음 해인 2000년에는 1백만 TEU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하며 이 시장은 급팽창하였다.
그러나 이렇게 화려한 물량 성장의 이면에는 운임 손실을 감당해야만 하는 선사들의 아픔이 있다. 해양부에서 발표한 한중 항로를 뛰는 12개 국적선사들의 2001년 총 경상이익은 71억원 적자로 추정되었으며 이는 전년도의 27억원 적자에 비해 무려 2.6배 정도가 불어난 것이기도 하다. 물량의 증가에 비해 치러야 하는 선사들의 대가는 너무나 컸다.
현재 한중 항로는 한중해운협의회에서 항로 제반 사항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관리항로’이다. 한국과 중국 양쪽에서 균등선박 투입원칙에 따라 관리하던 항로는 2000년 제8차 한중 해운협의회에서 한중 컨테이너 항로에 제3국적 선사 참여를 원칙적으로 허용하면서, 현재 10개의 한국선사에서 23척, 13개사의 중국선사에서 26척, 그리고 제 3국적 선사 8개사에서 10척을 투입하고 있다. (표2 참조)
이 항로 선박증가율은 물량 증가율을 30% 정도 웃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2001년 6월 한중 양국에 의해 8척씩 투입된 추가 선복은 동 항로내 선복 과잉을 야기시켰고 결국 어쩔 수 없는 시장의 원리에 의해 누구나 다 알고 있듯 운임 하락을 부채질, (최근 5년 사이 동 항로 운임은 5년 전 운임의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결국 선사들의 채산성 악화라는 악순환을 유발하게 되었다. 이에 한중 항로 선사들의 민간 협의체인 황해정기선사 협의회는 지난 9월 1일부터 한중 수입항로의 경우 TEU당 250달러, FEU당 500달러를 최저운임으로 정하는 한편, 부산에서 중국 주요 항만으로 나가는 수출화물에 대해서도 TEU당 250달러, FEU당 500달러 그리고 마산, 울산, 광양에서 중국 주요 항구로 나가는 화물에 대해선 TEU당 280달러, FEU당 560달러를 도입했다. 특히 이번 최저운임제 시행(9월 15일까지 유예기간)에는 제 3자인 중립감시기구를 도입, 최저 운임을 지키지 않는 선사는 엄격하게 적발, 벌금을 물릴 계획이라고 황해정기선사 협의회측은 전했다. 무엇보다도 이번 최저운임제는 황해정기선사 협의회가 아닌 일반 회원사들이 자발적으로 의견을 냈다고 하는 데서 앞으로 그 실현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황해정기선사협의회는 밝혔다.

한·중 항로 9월부 최저운임제 처방

한국의 전통적인 무역기조는 박정희 대통령시절부터 밀어 붙여 온 ‘수출 드라이브’ 정책으로, 한국으로 들어오는 물량보다는 한국에서 나가는 아웃바운드 물량이 많은 것이 일반적인 흐름이었다. 그러나 세계의 생산기지로 중국이 떠오르면서 국내 많은 회사들도 인건비 등을 이유로 생산기지를 중국으로 옮겼다. 이리하여 한중 항로에서는 일반적인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의 물량 불균형 현상이 다른 곳과는 반대 양상을 보이게 되었다.
2002년 상반기 중국의 각 항으로 들어가는 아웃 바운드 물량의 증가는 로컬 물량이 전년 동기간에 비해 16.8% 상승한 21만4천TEU, 피더 물량이 3.73% 증가한 9만 TEU를 보였던 반면, 한국으로 들어오는 인바운드 물량은 전년도인 2000년과 비교했을 때 로컬 물량은 무려 44.3% 증가한 21만TEU, 피더 물량은 15.4% 증가한 21만 6천TEU를 보이고 있다. 특히 주목할 것은 중국에서 나오는 피더 물량. 올 상반기 인바운드 로컬 물량을 웃도는 실적을 보인 피더 물량은 제 3국으로 나가는 물량에 대한 환적항으로서의 한국의 입지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한국의 저성장 구조 정착으로 중국에 대한 투자가 지속될수록 중국과의 투자교역 및 환적 물동량 창출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미래를 생각하면 부산항을 자사의 동북 아시아 환적항으로 정한 China Shipping Korea의 왕 송 사장이 지적한 부산항 장치부족 문제, CY내 차량 부족 문제, 교통 체증 등에 대한 시급한 해결책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표3 참조)
1988년 처음 개설된 한중간 항로인 인천/대련 구간이 열렸다 폐지된 이후 본격적인 한중간 항로는 1992년 양국 국교 정상화 이후로 볼 수 있다. 국적선사로서는 처음으로 한진해운이 국교 수교 전인 1989년 3월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여 중국시장에 진출하였다. 주로 다룬 화물은 중국발 환적서비스. 이후 한중수교가 이루어진 1992년 5월 국적선사로는 최초로 상해에 사무소를 개설하고 주재원을 파견한 데 이어 같은 해 12월 북경, 천진, 청도, 대련 등 주요지역에 주재원을 파견했다. 그 당시 중국의 체제는 분공사와 대표부 체제로 나뉘어져 있었다. 분공사란 외국 선사의 전액 출자, 합작으로 설립되는 지점 성격으로 화물 수배, B/L 발행, 운임 징수, 선박 입출항 수속 운영 및 부수되는 계약 체결과 판매 활동 등을 보장받았던 반면, 대표부 체제는 직접적인 영업활동에는 제한을 받으나 대리점 체계를 갖추고 이를 감독하는 한편 본사와 의사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주재원 사무소 성격을 띠고 있었다. 1992년 11월 당시 중국 분공사 체제에 미국의 APL, Sealand 등이, 대표부에는 일본 등 여타국 선사들이 상호 호혜 원칙에 의거 대표부 인가를 받고 있었다. 요즘 외국 선사가 중국 내 대리점을 위한 현지 법인을 설립하려고 하는 경우 최소 자본금 1백만 달러가 필요하며 여타 항구에 분공사(지점) 개설 시 각 분공사당 12만 달러의 자본금이 투입돼야 한다. 이러한 상황은 2만 - 5만 달러만 있으면 현지법인을 세울 수 있는 다른 나라에 비해 아직까지 중국내 현지 법인에 대한 진입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지적되는 사항이다. 현재 중국에 지사를 세운 국적선사는 중국에 제일 먼저 진출한 한진해운을 비롯, 현대상선, 장금상선 그리고 얼마 전 6월 상해에 지사를 세운 흥아해운 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중국의 대리점 체제는 페니비코(Penavico)와 Sinoagent 등 양대 에이전트 전업 회사만을 대리점으로 선정해야 한다. 설령 현지 법인을 설립하더라도 이들 2개 대리점 전업사만을 통해 선적 서류를 신고해야 하며, 신고 시 총 운임의 일정 부분을 대리점 수수료로 지불해야 하는 이중 대리점 수수료 체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북중국 4개 항구는 기항 선박이 증가하면서 선석이 부족한 상황이다. 하지만 먼저 오는 배가 먼저 접안한다는 일반적인 기준 대신 중국 선사 선박이 우선 기항토록 하는 방식으로 선석이 운영되어 외국선사는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 뿐 아니라 이에 대한 추가 비용도 부담토록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대리점 개방 폐쇄성 여전해

2001년 11월 WTO 각료회의에서 회원으로 승인되면서 WTO 체제에 들어온 중국은 가시적으로 해운시장 개방 조치를 펴는 한편, 이전의 해운 관행을 개혁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동안 중국 관행으로 행해 오던 컨테이너 조출료 징수와 근해항로 운항 선박에 대한 20% 할증료는 2002년 1월로 들어서면서 폐지하였다. 그러나 외국 선박에 대해 컨테이너 하역요금을 일괄적으로 15% 인상하고 예인선 요금도 15% 인상, 부두 정박료 15% 인상 등으로 불공정 거래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예전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 선사들의 전언이다.
WTO 가입과 함께 중국 내에서 최초로 대리점 협회가 결성되고 제1회 대리점사 회의를 개최, 약 300여 개 회사가 참석하기도 했으나 대리점 부분의 폐쇄성은 여전한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한중 정부간 해상운송에 관한 협정’ 제 10조에 근거를 두고 매년 1회씩 한중 양국에서 돌아가면서 개최해 온 한중 해운협의회가 돌아오는 9월 10일에서 13일까지 부산 지방해양수산청에서 10번째 회의를 가지게 된다. 우리측은 해운물류국장 등 4명이, 중국측에서는 중국 교통부 수운사 사장 등 3명이 참석하게 되며 양국 업계 대표 각 3-4명이 옵서버로 참석하게 된다. 이번 해운협의회에서 다루어질 주요 의제에는 한중 카훼리 항로에 정기 컨테이너선 투입여부와 한중 컨테이너 항로 개방 및 안정화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 지금 인천항을 개방하면 카훼리 선사들은 전멸할 수 밖에 없다는 카훼리 선사들의 다급한 외침에도 불구, 김호식 해양수산부장관은 이번 한중 해운회담에서 “중국측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경우 정기 컨테이너선의 인천항 기항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이와 관련해 해양부 한 관계자는 “중국측이 개설에 찬성할 경우 우선 인천과 산동반도 사이 카페리 항로에 컨테이너선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면서 “이미 일부 해운사에서 중국측과 합자 형태로 인천/산동반도간 컨테이너항로 사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선 정기선사들의 경우 인천항 주변 화물의 양이 많지 않고 우리나라 수출입화물의 75% 이상이 부산항에서 처리되는 현실을 들며 그다지 인천항 기항에 큰 기대를 하지는 않고 있지만 항로를 먼저 선점한다는 의미에서 인천항 항로 개설을 놓고 중국 본사에서 이미 중국 교통부에 비준 서류를 제출하는 등 치열한 물밑 작업이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인천항 기항은 컨테이너 선사들의 요구보다는 인천항 발전위원회 및 화주들의 목소리가 더 컸다고 하는 것이 인천항 개방과 관련된 컨테이너 선사들의 반응.

항로 개방 언제 될 것인가?
선사들 초미의 관심사
무엇보다 선사들의 촉각을 곤두서게 하는 것은 항로개방 문제이다. 중국이 WTO에 가입한 만큼 항로개방은 피할 수 없는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다만 그 때가 언제인가가 초미의 관심사. 선사들은 시장을 열더라도 아직까지 (우리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때까지는 기다려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선사는 대부분 국가 소유 해운회사로서 사회주의 체제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 대부분의 (중국) 해운 회사가 음성적인 루트를 통해 들어오는 중국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고 적자가 나더라도 정부의 지원하에 지속적으로 영업 활동을 영위, 원가 산정에 있어 국적선사보다는 부담 없이 항로에 뛰어들 수 있다는 것이 국적선사들의 우려하는 부분. 먼저 열린 일중항로를 중국선사들이 독식하고 있는 현실에서 한중 항로가 열린다면 이 또한 중국선사에 의해 90% 이상 점령당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도사리고 있다.
중국은 앞으로도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2010년까지는 대략 지금까지와 비슷한 성장율로 발전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견해도 나오고 있다. KMI에서 2001년 국내외 26개 선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산출된 2010년 물동량은 700만TEU를 약간 웃도는 730만TEU. 2000년에 100만TEU를 넘어선 이래 10년 동안 무려 7배의 성장이 기대되는 항로이다.
처음 항로를 개설할 당시에는 양국간 호혜 평등의 원칙에 따라 항로를 관리해 왔다고 하지만 모든 것을 개방해야 하는 WTO 체제 아래에서 더 이상 우리를 보호해 줄 수 있는 보호막은 존재하지 않음을 직시해야 한다. 무한 경쟁아래 놓이게 될 한중항로. 지금과 같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넘치는 상황이라면 여전히 선사들의 채산성은 바닥을 칠 것이 예견되는 미래를 앞에 두고, 선사들은 나름대로의 자구책과 경쟁력 마련에 몰두해야 한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분명한 한중 항로에서 앞으로 어떻게 그 알들을 나누어 가질 지 자못 그 행보가 기대된다.

글·백현숙기자 (hspaek@shipschedu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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