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파나마운하에서의 통항 차질이 지속되면서 컨테이너선사들의 평균 정시 운항률이 60%를 밑돌았다.
덴마크 해운조사기관인 시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 세계 34개 항로를 대상으로 조사한 컨테이너선사들의 평균 정시 운항률은 전월 61.8%에서 5%포인트(p) 떨어진 56.8%를 기록, 11개월 만에 60%대가 붕괴됐다. 3개월 연속 하락세이며 같은 해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선박 10척 중 절반이 정해진 일정을 지키지 못한 셈이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의 민간 선박 공격으로 홍해 뱃길이 막힌 데다 강우량 부족에 따른 통항 제한으로 파나마운하의 대기 시간이 늘어난 게 선사들의 정시 운항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전 세계 물류의 대동맥 역할을 하고 있는 양대 운하의 물류 지연이 지속될 경우 선사들의 선박 운항 차질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시인텔리전스는 “선사들의 평균 정시 운항률이 홍해에서 증가하는 보안 문제와 파나마운하의 대기 및 지연 증가에 직면하면서 2023년 3월 수준으로 다시 떨어졌다”고 말했다.
60% 넘어선 선사 2곳 불과
선사별로 보면, 조사에 참여한 13곳 모두 성적 하락을 맛봤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 정시 운항률이 70%를 넘어선 선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대만 에버그린은 전월 대비 6.4%p 하락한 63.6%의 정시율을 기록, 2개월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대만 선사는 지난해 11월 덴마크 머스크를 밀어내고 수년 만에 세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반면, 지난해 9월 스위스 MSC를 밀어내고 세계 1위를 탈환한 머스크는 두 달 만에 정상 자리를 에버그린에 내줬다. 머스크는 전월 대비 6.3%p 하락한 58.9%에 그치며 3위로 내려앉았다.
2위 프랑스 CMA CGM의 선박이 제때 도착한 비율은 전월 대비 3.4%p 하락한 60.4%로, 가까스로 60%대를 유지했다. 4~5위인 홍콩 OOCL과 중국 코스코는 전월 대비 4.4%p 5.6p 떨어진 57.5% 57.3%로 각각 집계됐다.
6위 대만 완하이라인은 전월 68.1%에서 12.8%p나 떨어진 55.3%로 13개 선사 중에서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우리나라 HMM은 전월 대비 8.6%p 하락한 47.5%를 기록, 11위에 자리했다.
이 밖에 스위스 MSC와 일본 ONE, 독일 하파크로이트, 싱가포르 PIL, 이스라엘 짐라인, 대만 양밍해운의 선박이 제때 도착한 비율은 전월에 비해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지난해와 비교해 평균 정시 운항률이 오른 곳은 1~2위 에버그린과 CMA CGM, 4~5위인 코스코와 OOCL 4곳에 그쳤다.
선박지연 도착시간 3개월 연속 증가
선박 지연 도착시간은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평균 지연 도착 시간은 5.4일로 전월 5.06일 대비 0.34일 늘어난 반면, 전년 5.5일에 견줘 1일 줄었다.
시인텔 CEO 앨런 머피는 “선박 도착 지연의 평균 지연 시간이 계속 증가해 5.4일을 기록했다”며 “월별 감소로 인해 선박 지연 도착에 대한 평균 지연은 이제 2020년 같은 기간 동안 우리가 본 것과 비슷한 궤적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 둔화와 항만 혼잡 감소에도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