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급(KR)은 자율 운항 시스템 기업인 아비커스가 개발한 하이나스컨트롤(HiNas Control)을 팬오션의 32만4000t(재화중량톤)급 초대형 벌크선 <시상하이>(SEA SHANGHAI·
사진)호에 설치해 자율 운항 조타 보조 시스템 영구 적용에 필요한 검사를 마무리하고 운항을 시작했다고 12일 밝혔다.
지난 3월 팬오션과 선박관리 자회사인 포스SM을 비롯해 한국선급 아비커스 HD한국조선해양이 5자 간 협약을 맺은 뒤 첫 성과다. 현재 이 선박은 중국-싱가포르 항로에서 성공적인 시운전과 시험 운항을 마치고 자율 운항 솔루션을 이용해 브라질을 향해 순항 중이다.
한국선급과 아비커스 팬오션은 그간 자율 운항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적용하려고 공동으로 시험 운항을 진행해 왔다. 시운전 기간 중 제품의 핵심 기능인 경로 계획, 경로 추종, 속도 추종, 충돌 회피, 제품 안전 기능 검사를 포함한 다양한 테스트를 벌였고 <시상하이>호는 모든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통과했다.
시스템 운용에 앞서 해양수산부와 파나마기국은 하이나스컨트롤 장비를 선박 설비 기준에 맞춰 검토해 영구 설치를 승인받했다. 기국이 자율 운항 장비의 영구 설치를 승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이나스는 각종 항해 장비와 센서에서 수집된 정보를 인공지능(AI)이 융합하고 증강현실(AR)을 활용해 선박이 자동으로 최적 항로와 속도로 운항하거나 충돌을 회피할 수 있도록 한다.
사용자인 항해사의 운항 피로를 줄이는 항해 보조 용도로 개발된 자율 운항 시스템은 선박의 안전 운항과 연비 향상을 도와 해양 사고를 낮추고 대기 오염 물질 배출을 저감하는 효과도 볼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기관은 자율 운항 데이터가 수집되면 자율 운항이 연료를 절감에 얼마나 효과를 발휘하는지 통계적으로 검증하는 공동 연구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한국선급 이형철 회장은 “자율 운항 솔루션이 선박에 영구적으로 설치돼 성공적으로 운항을 시작한 건 대한민국 자율 운항 선박 기술력이 세계에서 가장 앞섰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라며 “계속해서 각 기관과 실증연구를 통해 자율운항선박 상용화를 앞당기는데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팬오션 안중호 대표는 “대한민국이 선박 자율 운항 분야에서 국제 표준화 기술을 선도하고 국제 위상과 기술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 팬오션이 선언한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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