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과 2021년 큰 폭으로 늘어났던 컨테이너박스 유실 사고가 지난해 크게 감소했다.
컨테이너선사 국제 단체인 세계선사협의회(WSC)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유실된 컨테이너박스는 661개를 기록했다. 2020년에 비해 80%, 2021년에 비해 70%가량 줄어든 수치다.
전 세계 해상에서 수송된 컨테이너 물동량 2억5000만개 중 0.00026%가 바다로 유실됐다. 컨테이너 물동량 100만개당 2~3개 꼴로 잃어버린 셈이다.
WSC는 대부분의 회원사가 컨테이너를 한 개도 잃어버리지 않았거나 한 자릿수 이내로 분실했다고 전했다. 100개를 웃도는 유실 사고를 낸 선사는 2곳에 불과했다. 지난해 1월 1만3900TEU급 <마드리드브리지>(Madrid Bridge)호가 미국 동부 해안에서 60개의 컨테이너를 잃어버리는 사고를 입었다.
WSC는 지난 2011년부터 2020년까지 3년 단위로 묶어 컨테이너 유실 사고 조사를 벌여 오다 코로나 사태 기간 중 비정상적으로 사고가 많이 발생하자 조사 기간을 2년으로 줄였다. 앞으로는 사고 예방을 강화하려고 1년 단위로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단체는 전 세계 컨테이너선단의 90% 이상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
집계가 시작된 2008년 이후 가장 피해가 컸던 해는 <엠오엘컴퍼트>(MOL Comfort)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2013년으로, 5600개에 가까운 컨테이너가 유실됐다. 그해 6월 8000TEU급 컨테이너선이 인도양에서 침몰하면서 실려 있던 4293개(7041TEU)의 컨테이너도 함께 바닷속으로 사라졌다.
2년 전인 2011년엔 컨테이너 1500개가 분실됐다. 같은 해 10월 스위스 선사 MSC의 3000TEU급 컨테이너선 <리너>(Rena)호가 뉴질랜드 해상에서 좌초돼 900개 안팎의 컨테이너가 바다로 떨어졌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2020년과 2021년에 유실된 컨테이너 숫자는 각각 3900개 2300개에 이른다. 이 기간 선박 침몰 사고는 없었지만 컨테이너박스가 배 밖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잇따랐다.
2020년 11월 말 1만4000TEU급 <원에이퍼스>(ONE Apus)호가 미국 하와이 북부 해상에서 악천후를 만나 컨테이너 1816개를 바다에 빠뜨렸고 한 달 후 8400TEU급 컨테이너선 <에버리버럴>(Ever Liberal)호가 일본 가고시마현 시모코시키(下甑)섬 남서쪽 해상에서 컨테이너 36개를 분실했다.
2021년 들어선 1월에 1만3000TEU급 <머스크에센>(Maersk Essen)이 하와이 인근 해상에서 750개, 2월에 <머스크에인트호번>(Maersk Eindhoven)이 일본 북쪽 해상에서 260개의 박스를 잃어버리는 사고를 당했다.
WSC는 “사고 예방을 위해 선사와 터미널 운영사는 서로 협력해 화물을 안전하게 선적하고 지침(CSM)에 맞춰 화물을 고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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