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선박 수출액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해양플랜트의 인도 물량이 줄어들면서 일 년 만에 감소세를 나타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선박 수출액은 전년 229억8800만달러 대비 20.8% 후퇴한 181억9800만달러(약 22조5400억원)에 그쳤다. 조 단위 규모의 해양플랜트와 선가가 크게 상승한 LNG 운반선 등의 수출액이 줄면서 우리나라 15개 수출 품목 중에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산업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부진한 수주 물량이 대다수인 상황에서 대형 LNG 운반선 등의 수출이 감소하면서 선박 수출 실적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 12월 선박 수출액은 전년 대비 76% 급증한 25억100만달러(약 1조7000억원)를 달성했다. 산업부는 “컨테이너선 LPG선 LNG선 모두 건조·인도 물량이 전년 대비 확대되면서 선박 수출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무역적자 472억弗 ‘사상최대’
지난해 우리나라는 역대 최대 수출액을 기록했음에도 무역적자를 면치 못했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연간 수출액은 전년 대비 6.1% 증가한 6839억달러(약 844조4000억원)를 달성했다.
기존 최고치인 2021년의 6444억달러보다 6% 증가한 수치다. 수출액이 사상 최고실적을 기록하면서 세계 수출 순위도 전년 7위에서 지난해 6위로 한 계단 상승하며 무역 강국으로의 입지를 강화했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자동차·석유제품이 최고 실적을 달성한 가운데 전기차·이차전지 등 신산업과 농수산식품 등 유망 품목이 고르게 증가하면서 수출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된 게 눈길을 끈다.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 석유제품 이차전지 등은 역대 최고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효자 수출 품목으로 꼽히는 반도체는 상반기 파운드리(위탁생산) 수요 호조에 따른 수주를 바탕으로 성장한 시스템 반도체를 앞세워 전년 대비 1% 증가한 1292억3000만달러를 기록, 역대 최고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자동차는 친환경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발휘하면서 16.4% 신장한 541억달러, 석유제품은 등유 경유 항공유 등 수출이 주요 지역에서 고루 증가하면서 65.3% 폭증한 630억2000만달러를 각각 거두며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이차전지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증대되는 호재 속에서 높은 원자재 격이 반영된 단가 상승과 우리 이차전지 업계의 글로벌 기술경쟁력이 더해지면서 전년 대비 15.2% 증가한 99억9000만달러의 수출 실적을 거뒀다.
이 밖에 철강 차부품 일반기계 바이오헬스 등도 수출액이 소폭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선박을 포함한 7개 품목의 연간 수출액은 뒷걸음질 쳤다.
무선통신 수출액은 전반적인 스마트폰 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10.4% 줄어든 172억4000만달러로 부진하며 선박 다음으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가전은 인플레이션 심화에 따른 수요 둔화 가속화로 7.1% 감소한 80억6000만달러, 컴퓨터는 데이터센터 투자 위축에 4.7% 감소한 159억6000만달러, 섬유는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3.9% 감소한 123억1000만달러에 각각 머물렀다.
9대 주요 지역 수출은 중국 CIS(독립국가연합)를 제외한 7곳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미국과 아세안(동남아시아) 두 지역의 수출액이 1000만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대실적을 냈다.
미국은 자동차와 일반기계 차부품 등 주요 품목이 수출 호조를 견인하며 사상 최초로 1000억달러의 수출액을 달성했다. 지난 한 해 수출액은 전년 대비 14.5% 증가한 1098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아세안도 반도체 디스플레이 석유제품 등의 호조로 15% 증가한 1249억5000만달러를 기록, 2년 연속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이 밖에 유럽연합(EU) 인도 일본 중남미 중동 등도 수출액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중국은 석유화학과 석유제품, 디스플레이 등 품목이 감소하며 4.4% 감소한 1558억1000만달러, CIS는 자동차 일반기계 철강 등이 부진하면서 18% 후퇴한 112억8000만달러에 각각 그쳤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수입액은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년 대비 18.9% 증가한 7312억달러(약 905조6000억원)를 기록했다. 에너지 수요가 확대되면서 원유 가스 석탄 3대 에너지원의 수입액은 전체 수입의 26.1%인 1908억달러로 나타나며 지난해 -472억달러의 무역적자가 발생했다.
에너지 외에 산업생산에 필요한 알루미늄 구리 반도체 철강 등 원부자재, 의류 쇠고기 등 소비재도 고르게 증가하며 수입액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대규모 에너지 수입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는 일본·독일을 비롯한 제조 기반 수출 강국에서 공통적으로 관측되는 상황이라고 산업부는 전했다.
산업부 이창양 장관은 “2023년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라 주요국 경제 성장세가 약화되며 우리 수출에 더 어려운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되는바, 복합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수출 활력 회복이 필수적이고, 정부는 2023년에도 수출 플러스를 달성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결집하여 총력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수출기업이 느끼는 3대 수출 애로 분야인 무역금융·마케팅·인증 분야에서 어려움을 해소하고,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장이 예상되는 신흥시장·자원 부국을 중심으로 맞춤형 지원으로 수출시장 다변화를 촉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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