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조선과 벌크선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유조선 시장은 현물 용선료가 오르면서 중고선 가격도 동반 상승세를 띠고 있다. 반면 벌크선은 용선료와 중고선 가격 모두 침체가 표면화되고 있다.
영국 클락슨에 따르면 9월9일 현재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가격은 신조선 전매(리세일)가 1억1400만달러, 선령 5년이 8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일주일 전에 비해 200만달러 올랐다. 10살짜리 VLCC가격은 전주 대비 400만달러 오른 6200만달러로 평가됐다. 중고 VLCC 가격은 최근 3개월간 10~15%의 상승 폭을 보였다.
중형 유조선 가격도 상승세다. 선령 10년의 10만5000 t(재화중량톤)급 아프라막스 원유운반선 가격은 전주에 비해 100만달러 오른 4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원유운반선과 달리 4만7000t급 중형(MR) 정유운반선 가격은 전주 수준인 2900만달러를 유지하며 상승곡선을 그리지 못했다.
유조선 시장에선 현물 용선료도 치솟고 있다. 중동-극동항로에서 VLCC 일일 용선료는 4만9500달러를 기록, 일주일 만에 20% 상승했다. 신예선박 손익분기점인 3만달러 정도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오펙이 결성한 오펙플러스가 9월 원유 생산을 10만배럴 늘린 데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원유 생산 축소 등으로 유럽으로 향하는 중동산 원유 물동량이 증가한 게 유조선 시장 호조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중고 벌크선 시장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선령 5년의 18만t(재화중량톤)급 케이프사이즈는 전주 대비 50만달러 하락한 4850만달러, 8만2000t급 캄사르막스는 50만달러 하락한 3200만달러의 시세를 보였다. 10살 된 케이프사이즈 가격은 3100만달러로, 일주일 새 50만달러 하락했다.
중국 경제가 여전히 불투명한 데다 벌크선 시황을 이끌었던 호주 항만 체선 이 해소되면서 대형선박을 중심으로 운임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9일 케이프사이즈 일일 평균 용선료는 5500달러대로,손익분기점의 4분의 1 수준까지 후퇴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