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유럽연합)가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연내 금지한다고 밝힌 가운데, 유조선 시황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해운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러시아발 유럽 대상 원유 수송에는 주로 14만~15만t급 수에즈막스나 10만t급 아프라막스가 배선된다. EU가 러시아산 원유 및 석유제품 수입 금지를 실행에 옮길 경우, 주요 선적지인 중동 및 서아프리카, 미국 등에서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어느 곳이 선택되더라도 러시아보다는 톤마일이 증가하기 때문에 유조선 시황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조선해운조사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4월29일 현재 러시아산 원유의 유럽항로인 흑해-지중해 항로의 수에즈막스 스폿(현물) 일일용선료는 전주 대비 44% 하락한 9만6200달러였다.
아프라막스는 33% 하락한 하루당 6만349달러로 둔화됐지만, 여전히 고가를 유지하고 있다. 아프라막스의 발트해-유럽항로는 52% 하락한 11만5443달러였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제재 리스크 등을 바탕으로 용선료에 프리미엄(할증금)이 붙는 사태가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 EU가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금지하면 이 항로의 수송이 정체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동 서아프리카 미국 등에서 조달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 모두 러시아발보다는 거리가 멀어 톤마일이 증가하면서 유조선 시황의 상승 요인이 될 거란 분석이 나온다.
중동 아프리카 국가들이 참여하는 OPEC(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는 매달 단계적 증산을 꾀하고 있지만, 그 규모는 여전히 소폭에 그친다. 6월 증산 폭은 5월과 같은 일일 43만2000배럴이 될 전망이다.
영국 BP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유럽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1억3820만t, 석유제품은 5750만t이었다. IEA(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러시아의 석유 수출에서 유럽은 전체의 약 60%를 차지한다.
< 외신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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