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선사들이 아시아에서 북미로 향하는 컨테이너 노선을 잇따라 개설하고 있다. 보복 소비를 겨냥한 수요 증가와 항만 적체 등으로 물류대란이 장기화하면서 운임이 급등한 게 서비스 개설 배경으로 꼽힌다.
덴마크 머스크, 스위스 MSC가 제휴한 전략적 제휴그룹(얼라이언스) 2M과 짐라인, 대만 완하이라인, 미국 맷슨, 중국 보야해운(BAL)과 차이나유나이티드라인(CU라인) 등이 서비스 개설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사들이다.
2M·짐·완하이 등 서비스 개설
2M과 짐라인은 올해 5월부터 중국·베트남과 북미 동안을 연결하는 TP23(MSC 리버티, 짐라인 ZSE)을 시작했다. TP23에는 머스크 8척, 짐 2척 등 6500TEU급 컨테이너선 10척이 배선됐다. 전체 노선은 붕따우-옌톈-파나마운하-찰스턴-서배너-뉴욕-파나마운하-탄중펠레파스-붕따우 순이다.
이와 별도로 머스크는 6월 말부터 북미 서안 터코마항을 기항하는 내용으로 부산-알래스카노선인 TP알래스카를 개편했다. 노선은 개편으로 상하이-옌톈-터코마-더치하버-요코하마-부산-칭다오-상하이-옌톈-터코마를 주간 체제로 서비스된다. 6월30일 상하이 출항, 7월19일 터코마 출항부터 수출과 수입노선에서 개편 후 첫 서비스가 시작된다.
대만 완하이라인은 지난달부터 2800~4000TEU급 컨테이너선 10척을 투입해 아시아-북미동안에서 AA7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21일 타이베이에서 2700TEU급 선박 <제주아일랜드>호가 뱃고동을 울렸다.
AA7은 타이베이-샤먼-서커우-까이멥-수에즈운하-뉴욕-서배너-파나마운하-타이베이를 순회하는 노선이다. 대만에서 출발해 수에즈운하를 거쳐 미국 동안 항만을 연결한다. 기존에는 코스코와 공동운항으로 서안 서비스를 벌였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아시아와 미국 동안을 연결하는 컨테이너항로를 열었다.
대만 선사는 앞서 올 봄 북미서안항로를 기존의 주 2편에서 4편으로 확충한 바 있다. 대만 중국과 로스앤젤레스(LA) 롱비치 시애틀 오클랜드 등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미국 하와이에 본사를 둔 맷슨도 7월 말부터 중국과 미국 서안을 연결하는 신규 서비스 CCX를 시작한다. CLX CLX+에 이은 세 번째 북미항로 서비스로 미국 첫 번째 입항 항만이 오클랜드라는 점이 특징이다.
오는 27일 중국 2000TEU급 컨테이너선 <모키하나>(Mokihana)호가 중국 닝보에서 첫 운항에 들어간다. 오클랜드항 B63은 맷슨의 전용 터미널로, 다른 곳에 비해 혼잡도가 낮아 입·출항이 원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사 관계자는 “5주에 3편이라는 변칙적인 빈도로 2022년 중국 설(춘절) 연휴까지 한시적으로 운항한다”고 밝혔다.
로테이션은 닝보-상하이-오클랜드-롱비치-호놀룰루-닝보 순이다. 맷슨은 롱비치항에서도 전용 터미널(C60)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 선사들의 서비스 개설도 줄을 이었다. 보야해운(BAL)은 닝보와 로스앤젤레스를 연결하는 셔틀서비스 CPX를 지난 5월 말 시작했다. 첫 번째 선박인 <퀸 에스더>(Queen Esther)호가 5월27일 닝보항을 출항했으며, 2400TEU급 4척이 투입됐다. 기항지는 칭다오-닝보-로스앤젤레스 순이다.
중국 선사 차이나유나이티드라인(CU라인)도 현재 중국-북미항로에 신규 참여하기 위해 선복 조달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입 척수와 기항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CU라인은 연초부터 아시아-유럽항로에도 참여했다. 현재는 3100~4000TEU급 4척으로 격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 미국 최대 소매기업의 선박 투입도 눈길을 끈다. 외신에 따르면 홈디포는 컨테이너선을 용선해 7월부터 자체 수송을 시작한다. 수요 증가와 운임 급등, 항만 적체 등이 장기화되자 자체 선복을 확보해 물류 애로를 해소하겠다는 각오다. 용선하는 컨테이너선의 선형이나 척수, 구체적인 수송 경로 등은 밝혀지지 않았다.
홈디포는 미국 최대 수입 화주로 꼽힌다. 미국 통관조사기관인 저널오브커머스(JOC)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미국 컨테이너 수입 부문에서 홈디포는 월마트 타깃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수입 컨테이너는 전년 대비 25% 증가한 52만TEU였다.
LA·롱비치 등 항만혼잡 여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위축됐던 해상 물동량이 하반기부터 급증하면서 미주 노선의 선복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요 얼라이언스들과 선사들은 스케줄 유지와 선복 확충 등의 안정 수송을 우선 과제로 삼아 항로를 운영하고 있다. 선적이월(롤오버), 공콘테이너 회송 등은 임시선박 투입으로 대응하고 있다.
다만 신규서비스 투입 선박은 중소 선형이 많아 현재의 수급 상황을 개선하는 효과가 미미하다는 게 해운업계의 분석이다. 현재의 높은 운임을 겨냥해 신설하는 일시적인 서비스일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얼라이언스에 가입하지 않은 선사들은 서비스를 늘리고 있지만 새로운 선석을 확보하는 것도 어려움으로 다가오고 있다. LA·롱비치 등의 항만 혼잡도 여전하다. 가장 극심했던 지난 2월에 비해선 다소 완화됐지만 20척 이상의 선박이 대기하고 있어 물류난이 장기화되고 있다.
스케줄이 크게 지연되면서 평소 14일 이내였던 상하이-롱비치 운항일수는 약 33일로 길어졌다. 선사들이 돌파구로 택한 동안항로 역시 철도와 항만 적체로 몸살을 앓고 있어 선사들의 서비스 개설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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