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황산화물 배출 규제가 올해 1월부터 시행된 가운데 국적선사들이 국내에서 공급받아야 하는 저유황유 규모가 300만t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선주협회와 한국해운조합은 공동으로 15일과 17일 서울과 부산에서 저유황유 선박 연료유 공급 설명회를 갖고 올 한 해 저유황유(LSFO)의 공급계획을 해운업계에 전했다.
국적선사가 국내 항만에서 때야하는 저유황 연료 규모는 300만t을 웃돈다. 선주협회에 따르면 국적선사 운항선대 1441척(사선 1016척, 용선 426척) 중 탈황장치(스크러버) 설치를 끝낸 91척을 제외하고 1350척이 저유황유를 때야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632척(사선 446척)은 스크러버 설치가 아예 불가능한 선박들이어서 저유황유 공급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국적선대의 총 저유황유 수요는 1121만t으로, 이 중 국내항만에서 공급받아야 하는 양은 29%인 327만t으로 추산된다.
해운조합 사업지원팀 신은재 팀장은 SK에너지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국내 4대 정유사와 제휴해 지난해 11월부터 중소형 선사를 대상으로 저유황유 공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오일뱅크, 日 4~5 만배럴 공급 목표
SK에너지는 지난해 말부터 블렌딩 방식으로 울산에서 100t, 부산에서 50t 이상을 공급하고 있고 여수광양항에선 2월 말 출하를 목표로 시설 투자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평택현대오일터미널의 계약이 지난해 12월3일자로 끝나면서 서해안에서의 공급은 불가능한 상태다. 4월부터는 생산설비를 완공해 저유황유 완제품을 공급한다는 목표다. 일일 공급 물량은 4만배럴 정도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블렌딩이 아닌 완제품 형태로 저유황유를 공급한다. GS칼텍스는 서해안과 여수가 공급 허브다. 현재 평택생산기지에서 100t 이상의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여수에서도 지난 12월26일부터 출하를 시작했지만 정확한 공급 물량은 확인되지 않는다. 급유선은 저유황유용 22척, 고유황유용 15척을 운용할 계획이다. 저유황유는 여수 부산 평택, 고유황유는 여수와 인천에서 각각 공급될 예정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저유황유 수요에 대응해 탄력적으로 출하량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블렌딩 제품을 출하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블렌딩은 싱가포르에서 수입을 해야 하는데 어떤 구성인지 알지 못해서 품질을 보증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저유황유 생산에 적극적이다. 울산과 부산에서 각각 80t, 대산에서 200~400t 이상의 저유황유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초로 저유황유 브랜드 현대스타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단순정제설비에서 생산되는 잔사유에 초임계 용매를 사용하는 신기술을 적용해 아스팔텐과 황 같은 불순물을 완벽히 제거한 제품을 일컫는다.
아스팔텐은 연료의 엉김 현상을 야기해 선박의 엔진고장을 일으키는 원인물질이다. 기체와 액체의 성질을 동시에 갖춘 초임계 용매로 제거할 수 있다. 국내 최초로 특허출원 등 독자적인 초저유황 선박연료 제조 기술을 선보이고 대산공장에서 일일 5만배럴의 저유황유 설비를 구축했다.
에쓰오일은 현재 내수용 저유황유는 만들지 않고 있다. 다만 향후 온산과 부산에서 공급이 가능하도록 시설 정비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GS칼텍스에 따르면 현재 주요 지역 월간 선박연료유 시장규모를 보면 싱가포르가 560만t으로 가장 많다. 110만t이 기존 고유황유, 450만t이 저유황유로 추산된다. 우리나라 선박연료시장은 78만t 정도다. 고유황유 12만t, 저유황유 66만t이다.
이 밖에 중국과 푸자이라 북유럽(암스테르담·로테르담·안트베르펜)의 선박연료시장 규모는 월 100여만t이다. 고유황유 20여만t, 저유황유 80여만t이다. 일본은 고유황유 6만t, 저유황유 23만t 등 월간 29만t의 연료 수요가 예상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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