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토스 이용호 부사장(사진 왼쪽)과 트랜스컨테이너 사라예프 대표가 양사간 서비스 독점계약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종합물류기업 판토스가 중국횡단철도(TCR)로는 운송이 불가능한 위험물을 리퍼(냉동·냉장)컨테이너를 통해 보낼 수 있는 솔루션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새로운 TSR 물류망을 통해 유럽행 화물운송기간을 기존 해상 대비 절반 가까이 단축할 수 있는 이 서비스는 올 상반기 가동될 예정이다.
판토스는 TSR를 이용한 한국·중국-유럽 간 신규 운송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회사는 14일 서울 광화문 본사에서 이용호 부사장과 러시아 철도운송기업인 트랜스컨테이너의 사라예프 대표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신규 서비스 론칭 기념식을 갖고 양사간 서비스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체결을 통해 판토스는 러시아 최대 철도 물류기업의 국내 TSR 운송 독점 공급권을 확보하게 됐다. 두 회사는 한국·중국-유럽 간 정기 철도운송 서비스를 올해 상반기 중에 론칭하며, 현재 주 1회 전세열차(블록트레인)로 운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북한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보스토치니항이 출발점이다. 한국과 중국에서 배를 타고 온 화물은 보스토치니항에서 TSR를 통해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등 동유럽까지 곧바로 연결한다. 철도운송 거리만 약 1만1000km에 달한다.
판토스는 지난해 12월부터 이 루트를 이용, LG화학이 한국과 중국에서 생산한 배터리 반제품(배터리셀)과 장비 등을 싣고 폴란드로 운송하는 프로젝트의 테스트 운행을 진행 중이다. 컨테이너 1개당 화물가액이 40만달러에 달하는 고가의 배터리셀 운송 프로젝트임에 따라, 운송 간 화물의 온도 유지를 위해 일반 컨테이너가 아닌 리퍼컨테이너를 이용해 안전하게 운송됐다.
위험물을 특수 컨테이너에 실어 운송한 건 TSR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라고 판토스 측은 밝혔다. 이 때문에 판토스는 사전에 러시아철도청으로부터 관련 운송 허가도 받았다.
TCR는 중국 구간에서는 표준궤를 이용해 화물이 수송되지만 카자흐스탄 도스틱에서는 철로가 바뀌어 광궤로 환적해야 한다. 이날 신규서비스를 소개한 판토스 이하형 실장은 “TSR는 TCR로 생길 수 있는 화물 적체나 데미지가 발생하지 않는 게 큰 특징”이라며 “TCR로는 절대 운송이 불가능한 위험물을 리퍼컨테이너를 통해 운송할 수 있다는 것 또한 강점”이라고 전했다.
지금까지 배터리 등 위험물은 대부분 해상으로 운송돼 왔으나 리드타임(운송 소요 기간)이 길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신규 서비스 개발로 운송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게 됐다. 동유럽까지 35~40일이 걸리는 해상 운송에 비해 TSR를 이용하면 21~23일이면 운송이 가능해진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판토스 이용호 부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산업이 급성장하는 이 시기에 전기차 핵심부품인 배터리 수출 고객사의 운송 리드타임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게 돼 기쁘다”며 “빠르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통해 우리 기업들의 수출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판토스는 목적지까지 화물을 많이 확보할수록 물류 효율성이 높아지는 블록트레인 특성상 앞으로 한·중·일의 배터리산업군을 비롯해 냉장화물, 자동차산업군 등으로 영업 범위를 확대해 화물유치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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