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뒷걸음질 행보를 보이던 한중항로가 9월 들어 반짝 상승세를 보였다. 중국 건국기념일 연휴 전 ‘밀어내기 효과’다.
7월까지 집계된 공식 물동량은 지난해에 비해 상승세를 띠었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1~7월 한중 간 해상컨테이너 물동량은 180만4913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169만4653TEU에 견줘 6.5% 성장했다. 수출화물이 2.2% 늘어난 62만1982TEU, 수입화물이 5% 늘어난 103만6831TEU였다. 피더화물은 47.6% 늘어난 14만6100TEU를 기록했다.
7월 한 달 간 물동량은 5% 늘어난 27만307TEU를 거뒀다. 수출이 0.8% 늘어난 9만4310TEU, 수입이 3.4% 늘어난 15만3754TEU, 피더화물이 45.2% 늘어난 2만2243TEU였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약세가 표면화된 수출화물이 모처럼 상승세를 띠었지만 증가폭은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4월 이후 사드 후유증을 털고 상승세를 탔던 수출화물 실적이 다시 부진에 빠진 터라 선사들의 안타까움도 크다. 올해 1월 -5.3%의 증가율로 출발한 수출물동량은 2월 10.1%로 크게 반등한 데 이어 3월 4월 5월 연속 플러스성장하다 미국이 중국제품의 관세를 인상한 뒤 약세로 돌아서 6월에 -1.7%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다만 이달 들어 선적 수요가 다시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선사들은 중국의 건국기념일인 국경절(1일)을 앞두고 화물을 미리 보내려는 ‘반짝 수요’가 시황을 끌어 올렸다고 전했다. 올해 국경절 연휴는 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에 이른다. 선사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선적 문의가 크게 상승했다”며 “레진(합성수지)과 설비 화물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선사들 사이에선 국경절 연휴가 끝나면 다시 수요가 하락세를 띨 거란 관측이 우세하다. 미중 무역분쟁이 해결되지 않는 한 중국으로 원부자재를 수출하는 우리나라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선사 관계자는 “국경절 특수로 선적 예약이 잠깐 늘어나긴 했지만 시황이 근본적으로 좋아진 건 아니다”며 “한중항로의 전통적인 성수기인 10월 11월도 수요가 살아날지 장담 못한다”고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운임도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9월13일 현재 상하이발 부산행 컨테이너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1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3월 150달러선을 이어가다 4월 들어 120달러선까지 곤두박질 친 뒤 5월 이후 110달러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상황이 더 안 좋은 수출운임은 TEU당 10달러 안팎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더해 하역료(THC)까지 깎아주는 선사들이 출현하면서 사실상 마이너스운임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업계는 전했다.
선사들은 기본운임 회복이 어렵다고 보고 부대운임 인상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내년 1월부터 황산화물 배출 규제가 시행되는 가운데 국적선사들은 이에 대응해 현재 TEU당 20달러를 받고 있는 저유황할증료(LSS)를 12월1일부터 60달러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국선사들과의 조율을 통해 인상 폭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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